“정보보호관련 학과 개설을 검토 중입니다.”
이기수 고려대학교 총장(64)은 25일 전자신문 기자와 만나 정보보호학과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학정보 공시항목에 ‘정보보호’를 넣어 대학가가 교직원과 학생들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기수 총장은 “이제 개인정보보호는 지식정보보호 산업이라는 큰 틀에서 육성되고 있다”며 “대학도 이 같은 사회적인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며 대학원생만 받고 있는 정보보호 부문을 학부생으로 확장해 전문적인 보안 인력을 양성하는 등 산학협력에 앞장서는 계획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고려대가 국내 최초로 만든 정보보호대학원의 성과에 기반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고려대는 2001년 세계 최초로 정보보호 분야 전문대학원인 정보경영공학전문대학원(옛 정보보호대학원)을 설립했다.
지난해 단일기관으로 국제 과학인용색인(SCI) 논문 게재 실적이 아시아에서 1위를 기록했고, 전 세계 10위권에 올랐다.
최근에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과 지식경제부의 지원 사업인 고용계약형 석사과정 지원프로그램으로 금융보안과정을 개설해 금융보안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융합 등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맞춰 다양한 디지털 기술 융합에서 파생하는 보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안기술과 정책연구를 적극 주도한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대학은 연구성과물 등 지식재산과 구성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대학평가 항목에 적절한 지표를 넣어 이 같은 노력이 평가되고,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점이 개선되는 선순환고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요 대학의 등록금 동결로 보안 예산이 삭감 대상 우선순위라는 분위기를 비판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대학정보공시 통합시스템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는 등록금 현황,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 기숙사 수용 비율, 취업률, 장학금 지급률, 전임교원 학술지 게재 논문 실적 등 55개 항목이 있다.
고려대는 상대적으로 약한 이공대의 역량을 교수인력 확충과 융합학제 도입과 같은 소프트웨어(SW) 개선은 물론이고 이공계 전용 종합강의동 설립과 같은 하드웨어(HW)를 확충해 종합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 총장은 “이공계 부문은 타 대학보다 역사가 짧아 인문계에 비해 미진한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한양대·KIST 등과 협력해 양질의 교수인력 확보를 늘리는 한편, 융합학제 등 다양한 과정을 도입해 이공계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에서 이공계 지원을 확대하는 분위기에 맞춰 이공계 학생 전용 종합강의동도 신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진욱·허정윤 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