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오픈이노베이션 `열풍`

 대형 IT기업의 연구개발(R&D) 사업에 ‘오픈이노베이션 열풍’이 거세다.

 폐쇄적이고 독보적 기술 개발에 매달려온 풍토에서 벗어나 융합과 교류에 기반한 개방형 기술혁신이 가속화했다. 경제위기 속에 기업들이 경쟁기업은 물론이고 학교와 연구소, 심지어 해외에까지 기술 연구의 문호를 활짝 열고 기술 업그레이드에 총력적으로 나섰다.

 25일 관련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SK텔레콤, 삼성전기, LG화학, LS전선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대내외적으로 개방된 기술 혁신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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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은 신규 기술 발굴 및 사업화를 위해 벤처캐피털과 벤처기업을 이어주는 국내 최대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격인 ‘스카이벤처’를 통해 차세대 기술 및 비즈니스 협력 네트워크의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비즈니스 파트너, 대학 연구소, 중소·벤처기업 및 다양한 연구 주체가 참여해 지식을 공유하는 ‘이노베이션 어워드 서밋’도 개최한다. 특히 융합애플리케이션, 유비쿼터스네트워킹, 개인화서비스, 휴먼인터페이스의 4개 기술분야에 협력R&D프로그램인 CRP(Collaborative R&D Program)를 통해 파트너십 형성 및 신기술 수요를 탐색하고 있다.

 LS전선은 기술 아웃소싱의 투자 규모를 내년까지 총R&D 비용의 30% 이상으로 늘려 핵심 기술 수준을 매년 30% 이상 향상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유수의 연구원과 대학, 협력사와 기술 협력 관계를 확대했다. 문호를 해외 기술중계업체로까지 확대해 유무선통신 네트워크, 자동차 전장, 전자부품, 친환경 소재 등 핵심 분야에서 초전도 케이블, 자동차용 고전압 유닛 등 40여건의 기술을 이미 확보했거나 추진 중이다.

 지난 2006년부터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도입, 활용해온 LG화학은 연구원이 수행 중인 프로젝트의 기술적 문제점을 제시하고, 오픈 토론을 통해 새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i포럼’, 1년간 개발한 중요한 연구성과를 세미나와 전시를 통해 전 연구원이 공유하는 ‘테크페어’ 등의 실질적인 행사로 이어갔다.

 삼성전기는 내부 R&D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주요 대학들과 전략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산학연구센터를 공동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에 8개, 중부지역에 4개, 남부지역에 3개 센터를 가동 중이다.

 이요한 한국산업기술재단 기술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폭넓고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자원의 확보나 기업 내외부 연구 인프라를 활용한 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은 유력한 대안이 될 것”이라며 “대기업들을 시작으로 중견기업과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김민수기자 jholee@etnews.co.kr

 

 ◆오픈이노베이션이란= 2003년 하버드대학의 체스브로 교수가 처음 소개한 개념으로 기업이 기획, R&D, 사업화의 프로세스를 개방해 외부 자원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혁신 비용을 절감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여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 혁신 방법론이다. 기존의 폐쇄형 혁신(closed innovation)보다는 진일보한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