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계에 종사하면서 언론에 글을 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 글을 쓰는 것도 그렇지만 매번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새로운 소식을 전할지 하는 고민에 빠진 적도 있다. 가끔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나 대중의 편견을 바꾸려고도 해봤지만 항상 글 쓴 후에 보면 그저 두리뭉실하게 칼날을 세우지 못해 미련도 남는다.
어쨌든 매주 금요일마다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전기자동차의 이해를 높이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싶다. 몇 년 전만 해도 전기자동차는 관심거리에 들지 못했다. 그저 “그런 것도 있어?” 하는 수준이랄까. 최근의 상황에 비교하면 너무나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많은 기관과 업체에서 전기차를 주목하고 있고 환경적 요소와 맞물려 그린산업의 주요 항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친환경 전기차 관련 정책 및 진행속도를 봤을 때 우리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면이 있다. 또 기존 자동차 업체의 플랫폼 공유와 관련된 문제는 더 심각하다. 국내 모 버스회사는 1년치 재고분이 쌓여 있는데도 전기버스로 만들기 위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참으로 암담했다. 일본 및 유럽, 미국 측에서도 제공하겠다는 플랫폼을 왜 국내 버스업체만 안 된다는 것인지. 그리고 외국 버스업체는 가능하다는 것은 또 무슨 의미인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시트로앵 르노의 차대플랫폼을 전기자동차 기업에 제공해 전기차를 양산하고 있고 일본의 닛산은 미쓰오카에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예는 미국에서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전기차 회사들과 플랫폼 공유에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구조변경과 관련된 부문도 정확한 체계를 세워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전기자동차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세계적 우위에 설 것이라고 확신한다. WBC대회에서 보여준 한국 야구의 놀라운 힘처럼 기존 완성차 회사와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기술적 자존심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자동차 개발에 애쓰는 업계의 많은 발전을 바란다.
이정용 레오모터스 대표 jyl2000@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