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쇠고기 유통경로추적에 전자태그(RFID)기술을 본격 도입하면서 전자저울 시장의 교체특수가 예상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르면 다음달 ‘u-IT기반 쇠고기 유통경로추적시스템’ 시범사업의 공개입찰을 추진한다. 최소 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시범사업은 RFID로 수입쇠고기 유통 전과정을 실시간 관리하게 된다.
수입쇠고기의 한우둔갑을 방지하고 불량쇠고기를 긴급히 회수할 때 정부의 통합서버에 저장된 RFID유통정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낸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수입판매업체, 식육포장업체, 대형판매상, 급식업체, 소매업체가 RFID/바코드 리더기를 통해 입출고를 자동 관리하게 된다. 쇠고기 유통경로추적시스템을 완성하려면 소매단계에서 RFID리더와 네트워크 접속기능을 갖춘 신형 전자저울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통단계별로 쇠고기의 무게를 측정해서 RFID태그로 기록해야 정확한 실시간 유통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육점에 하루 50kg 무게의 수입쇠고기가 들어왔는데 고객들에게 소포장해서 판매한 수입쇠고기 총무게가 70kg으로 찍힌다면 불법적 행위가 이뤄졌다는 증거다. 앞으로 정육점에 설치될 전자저울은 쇠고기 무게측정을 넘어 포장지에 붙은 RFID정보까지 인식해서 인터넷으로 실시간 전송해야 한다.
신형 전자저울은 복잡한 기능 때문에 제품가격이 대당 200만∼300만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전국 4만8000여 정육점과 정육식당, 육가공업체, 할인마트 등을 포함하면 쇠고기 유통경로추적에 따른 전자저울 교체수요가 향후 3∼4년간 10만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SDS는 쇠고기 유통경로추적에 최적화된 다기능 전자저울의 외부소싱을 검토한 바 있다.
문제는 영세한 정육점, 식당업주 입장에서 신형 전자저울로 교체비용이 꽤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쇠고기 유통경로추적에서 RFID보다 저렴한 바코드 인식시스템도 함께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경자 농림수산식품부 사무관은 “RFID기술은 쇠고기 유통의 실시간 관리에 가장 효과적”이라며 “다만 RFID와 연동하는 전자저울의 예상가격이 너무 높아서 좀 더 저렴한 기술적 대안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