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에서 길을 찾다 ] ③1인 네트워크가 만드는 창조경제

[창조경제에서 길을 찾다 ] ③1인 네트워크가 만드는 창조경제

#1. 글로벌 온라인 음악서비스 업체 큐박스는 사무실이 없다. 한국·미국·일본·중국·영국 등에 흩어져 있는 10여명의 파트너들이 각자 자신이 있는 곳에서 업무를 한다. 이들은 인터넷 전화와 메신저, 온라인 오피스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업무와 일정을 공유한다. 자발적으로 회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오너십을 갖고 자신의 전문 분야를 책임진다. 사무실 유지 비용 없이 자유롭게 일하면서 창조성을 발휘해 일할 수 있는 ‘네트워크 회사’의 모델이다. 소셜네트워크와 음악을 연계한 온라인 음악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3분기에 광고 등과 결합한 서비스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2. 온라인에서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도토리 속 참나무’는 요리 블로거들이 올리는 조리법(레시피)에 나온 요리 재료의 출처와 유통 과정을 보여주고 그 재료들을 세트로 구성해 네티즌에게 판매한다. 양돈 업자는 재료의 신뢰도를 확보하고 블로거들은 포스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며 윈윈하는 구조다.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만드는 창조경제 성공 비즈니스 사례들이다. 창조경제 핵심은 1인의 창의력이다. 하지만 구현은 다수를 거쳐 이뤄진다. 1인이 아이디어부터 제조·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능력의 한계도 있다. 이를 바로 ‘네트워크’로 극복한다.

 개인의 창의력을 네트워크로 구현하는 것이 창조경제 모델이다. 네트워크는 창조경제를 시현하는 좋은 기반이다. 인터넷, 개인의 다양한 연결망은 창의력을 모으고, 이를 비즈니스화하는 도구가 된다. 자신과 기업이 보유한 창의력과 능력을 다른 사람과 공유·협력함으로써 고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다양한 집단이 블로그와 동아리를 형성하는 우리나라는 창조경영이 부화할 최적의 조건이다. 우리나라가 창조경영을 만들고, 창조경제시대를 이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산업시대에 단점이었던 지정학상으로 좁은 국토면적과 높은 인구밀도는 오히려 창조경제의 빛을 발하는 장점이 된다.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는 온라인네트워크, 하루 만에 만날 수 있는 단일 문화권 사람이 모여 산다는 것은 창의력과 소통을 강조하는 창조경제시대에서는 더 이상 단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1인이 네트워크를 통해 만드는 창조경제의 유형은 최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1인 창조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을 기반으로 제품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일련의 과정을 상호 보완해 수행하는 경우다.

1인 창조기업 15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두산 글로벌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15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이 사업에는 총괄 1개, 디자인 3개, 플래시 1개, 코딩 5개, 개발 3개 등 총 15개 1인 창조기업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화된 부문에서 창의력을 발휘해 자신의 값어치를 높임으로써 독보적인 존재로 이름을 높여가게 된다.

1인 기업 형태지만 각자 존재하지 않고 조직화를 거쳐 궁극적으로 창조기업가·창조리더로 성장한다. 이는 다시 창조도시·창조클러스터·창조사회를 실현하게 돼,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1인 창조기업가의 특징은 신속한 대응과 맞춤형 생산을 꼽을 수 있다. 과거 산업·지식경제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인터넷 블로그와 커뮤니티 등을 기반으로 빠른 정보 교류를 통해 소비자 기호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한다. 생활에서 얻은 아이디어·재능·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새로운 수요에 적합하도록 맞춤형 생산이 가능해진다.

최근 1인 창조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홍석우 중소기업청 청장은 “1인의 창의성을 어떻게 경제성장으로 연결시키는지가 매우 중요한 시대가 왔다”며 “앞으로는 대기업보다 1인 또는 소기업 등에서 국가 성장동력원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