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다음달부터 낸드 플래시 메모리 생산량을 확대한다.
그간 수요 침체와 가격 하락으로 사실상 감산해왔던 두 회사가 생산 확대로 돌아서면서 반도체 시장 조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고조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낸드 메모리의 고정·현물 거래 가격이 꾸준한 회복세를 나타내자 지난 3분기 감산에 들어갔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2분기 이후 물량 증가에 대비해 생산량을 25% 이상 늘릴 계획이다.
특히 양사는 40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낸드 메모리 라인을 내달 적극 활용하기로 하는 등 경쟁기업 대비 우위에 올라선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향후 낸드 메모리 재고 물량 소진에 따른 대형 세트 업체들의 칩 공급 주문을 선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낸드 메모리 생산량을 300㎜ 웨이퍼 생산 기준으로 월 16만장에서 월 20만장으로 25% 늘린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이달 초 낸드 메모리 전용 라인인 14라인의 설비 일부를 확충하고 D램·낸드 혼용 라인인 12라인에서 D램 라인의 상당 부분을 낸드 메모리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특히 삼성은 올해 42나노 낸드 메모리 생산 비중을 2분기께 40%대로 높이고 51·63나노 낸드 메모리 비중을 점차 줄여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도 300㎜ 라인인 M11에서 낸드 메모리 공정을 기존 48나노에서 5월께 41나노 공정으로 본격 전환, 제품 생산성을 45% 이상 높이는 등 향후 낸드 증가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M11 라인 가동률이 현재 100%에 달하고 대형 세트 업체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또 M11 라인에서 월 3만장을 48나노 및 41나노 공정으로 생산, 경쟁 업체 대비 탁월한 낸드 메모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향후 증가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
시장 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주력 제품인 낸드(16Gb 2G×8 MLC)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1월 초에 비해 37% 늘어난 3.15달러, 평균현물 거래 가격은 1월 초 대비 44.4% 증가한 3.87달러를 기록, D램 가격에 비해 1분기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작년 말 내지는 연초에 비해 상황이 나아졌지만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며 “경기 상황을 주시하면서 내달 낸드 메모리 생산량을 공정 전환 등을 거쳐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