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융합 IT코리아 신화를 재현한다] (5-1부) ④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라

[방통융합 IT코리아 신화를 재현한다] (5-1부) ④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라

 지난 2007년 대한민국 정보기술(IT)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낭보가 전해졌다. 2006년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와이브로(WiBro)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제3세대(G) 이동통신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서 ‘주파수 4G 이동통신 공통대역으로 선정’된 것이다.

 우리나라 IT기술력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전전자교환기(TDX), 휴대폰 강국의 받침돌이 된 디지털이동통신시스템(CDMA), 손안의 TV 시대를 이루고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지상파DMB, 3세대 이동통신국제표준으로 채택된 와이브로 등 우리나라는 방송통신 분야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는 앞선 기술로 오늘날의 IT강국 코리아를 건설했다.

 

 정부는 이 같은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의 해답을 방통융합에서 찾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초 한국 경제를 10년 이상 먹여 살릴 17개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정부가 ‘방송통신 융합 산업’을 선정했다.

 이를 위해 대표적 방통 융합 서비스인 IPTV와 차세대 모바일TV 와이브로, 디지털 방송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방통 융합 선진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이들 산업에 5년간 3조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앞으로 10년을 이끌어갈 최고 코리아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이를 토대로 2018년까지 일자리 15만개를 만들 계획이다.

 정부는 상반기 안에 통신정책·방송발전기금 등 관련 예산을 동원해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민간 투자 유인책으로 이 사업에 나서는 기업은 이익을 내는 해부터 3년간 세무조사를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이전의 TDX나 CDMA 등과 같은 성공신화를 다시 만들어낼 것인지에는 많은 전문가가 ‘물음표’를 단다.

 확실한 그 무엇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IT강국 코리아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산화 혹은 세계 최초로 국가성장 주도=1970년대 고도경제성장에 따른 전화수요 폭증 및 만성적 전화적체현상을 풀기 위해 시작된 TDX 개발은 1978∼1993년까지 1076억원의 연구비와 3146명의 연구인력이 들어간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TDX 개발성공으로 우리는 세계에서 열 번째 전전자교환기생산국이자 여섯 번째 수출국 반열에 올랐다. TDX는 2010년까지 7조999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1996년 세계 최초의 상용화 성공으로 이동통신강국의 위상을 다지게 한 디지털이동통신시스템(CDMA)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최초로 미국 기업으로부터 기술료 수입을 거두게 됐고 단말기, 시스템, 중계기, 계측기 등 CDMA 통신장비 활성화 및 관련 산업체 육성을 통해 산업경제에 획기적 기여를 했다. CDMA 상용화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단말기 분야 46조6713억원, 시스템 분야 9조7484억원을 합쳐 2010년까지 56조4197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DMB도 CDMA에 이어 또 하나의 세계 최초 상용화란 쾌거를 이룬 결과물이다. 2005년 12월 세계 처음 국내에서 지상파DMB 상용서비스를 시작했고 2007년 12월 ITU에서 국제표준으로 확정됐다.

 가장 최근에는 이동 중에도 끊김이 없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와이브로가 국제표준으로 채택, 또다시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성장엔진 IPTV, 와이브로…2% 부족=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9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제3회 미래기획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된 ‘방송통신융합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지원방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인터넷TV(IPTV), 와이브로와 같은 융합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오는 2013년까지 5년간 총 2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18년 수출 규모를 2200억달러까지 늘리고, 15만개가량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융합산업의 글로벌 리더로서 위상을 확보한다는 중기 목표 아래 세워진 세부 실행계획에 따르면 방통위는 IPTV와 와이브로를 활성화하고, 방송통신 통합법제 및 규제 체계를 선진화하며, 방송통신 콘텐츠가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

 주요 추진 과제로는 차세대 IPTV 기술 기반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디지털방송 핵심 원천기술 개발 △차세대 네트워크 핵심기술 개발 △국가표준 개발 및 표준화 활동 강화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 △고부가 장비 및 핵심부품 기술 개발 등 6개 기술개발(R&D) 과제를 선정했다.

 예산 사업으로는 IPTV 서비스 활성화 기반 구축을 비롯해 △디지털전환 지원 체계화 △방송통신콘텐츠 성장 인프라 기반 강화 △와이브로 등 국내 선도기술 해외진출 지원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등 9대 과제를 선정했다.

 이 같은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방송통신 통합법제 및 규제체계를 정비하고 방송콘텐츠산업의 규제완화, 와이브로 활성화 방안 마련 등 제도개선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또 디지털방송장비와 실감방송장비에 대한 관세감면도 부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간 기업들은 2%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IT 정책의 부재를 이야기한다. 정보통신부가 맡던 IT 정책이 지식경제부와 방통위로 나뉜데다 부처 간 손발이 안 맞아 겉돈다는 지적이다.

 IT 정책부재는 예산 배정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올해 추경 예산에서 방통위 요청액(4000억원)이 338억원으로 줄었다. 지경부의 IT·소프트웨어 뉴딜 예산 5000억원도 3000억원 가까이 삭감됐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IT 분야에 40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IT를 경제위기 극복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데 정작 IT강국 코리아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