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엔화대출 상환부담 `숨통`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6년 1억엔 대출받은 중기 자금부담

 원화 하락으로 상환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중소기업 엔화대출에 대해 추가 담보 없이 전액 만기 연장이 이뤄진다. 또 일부 은행은 만기 연장시 금리를 최대 3%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중소기업청은 2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6개 시중은행과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엔화대출 중소기업 지원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국민·우리·기업·신한·하나은행·농협 6개 시중은행의 행장 또는 부행장이 참석했다.

 홍석우 중기청장은 “최근 엔고와 금리상승으로 인해 2006년 엔화대출 당시와 비교하면 원금이 2배, 이자부담은 6∼8배나 증가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을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도 “중소기업이 어려운만큼 최대한 지원해 보겠다”고 회의 직후 밝혔다.

 중기청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17개 시중은행을 통해 엔화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은 1만8000개사며 이들의 대출규모는 1조5000억엔(약 22조원)에 이른다.

 대출규모는 2005년 1조엔에서 2006년 1조7000억엔까지 늘었다가 소폭 줄었다. 작년 말 현재 업체당 평균 대출규모는 8400만엔(약 12억원)이며 지난 2006년 1억엔을 대출받았을때 당시 이자는 월 130만원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환율 효과로 956만원에 이른다는게 중기청의 설명이다.

 시중은행은 만기연장과 함께 금리인하도 단행한다.

 국민은행은 만기연장시 최대 2.27%P 금리를 낮추기로 했고, 신한은행은 2%P 이상 인하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거액 손실이 발생한 기업에 한해서만 2∼3%P 금리를 감면한다. 하나은행은 구체적인 금리감면율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은행마진을 0%로 적용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원화대출로 전환한 기업에 한해 상환수수료 면제 및 1%P 금리감면 혜택을 준다. 국민은행은 원화대출로 바꾸면 최대 3.98%P 금리를 인하한다. 이밖에 농협은 금리인하 대신 원리금 상환주기를 늘려주기로 했다.

 정부도 원화대출 과정에서 원금과 이자의 과도한 부담 증가를 느끼는 기업에 대해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 패스트트랙(Fast Track) 프로그램을 활용해 신규대출, 만기연장, 원화대출전환 등을 지원하고 패스트트랙 적용이 안 되는 소기업·소상공인에게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최대 5000만원까지 특례보증을 지원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