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디스플레이 관계사들이 천차만별의 실적을 보여 눈길을 끈다.
삼성코닝정밀유리가 2조원대의 이익으로 전자소그룹내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최대 효자로 부상한 반면, 신설 법인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대규모 감가상각 탓에 독립 첫해부터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세메스는 국내 장비업계 처음 연매출 4000억원대와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한 반면, 또 다른 자회사인 세크론은 지난 2005년이후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이들 관계사들이 하나같이 삼성전자에 실적을 의존하고 있지만, 성적표는 크게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일 금융감독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코닝정밀유리(대표 이헌식)는 지난해 3조8327억원의 매출액에 무려 2조986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만 따지면 거의 55%로 그룹내에서 최고 알짜배기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전자 계열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주력인 LCD 유리기판 사업에서만 3조4638억원의 매출과 2조58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비롯, PDP필터와 투명전극(ITO) 타겟 등 신규 전자재료 사업도 조기 안착하는 추세다. 지난해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전자재료 사업에서 3690억원의 매출액과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역시 이익율 10%대를 자랑했다.
반면 신설 독립법인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의 감가상각 부담에 지난해 하반기 시황 악화가 겹치면서 창립 첫해 적자가 불가피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독립한뒤 4개월간 총 5241억원의 매출액과 9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주력인 중소형 LCD 사업에서 4315억원의 매출액과 2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AM OLED 사업에서는 매출액(926억원)보다 영업손실(929억원)이 더 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자회사이자 반도체·LCD 장비업체인 세메스(대표 김형문)도 지난해 업계 최고인 4079억원의 매출액에 3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LCD 분야에서만 2153억원의 실적을 올려 역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세메스는 삼성전자의 또 다른 장비 자회사로 형제격인 세크론(대표 안주환)과 비교해도 돋보인다.
세크론은 세메스와 달리 비록 반도체 장비·부품 사업만 거느리고 있다곤 하지만, 지난해 55억여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05년이후 적자를 기록하기는 처음이다. 세메스가 모회사인 삼성전자에 힘입어 반도체 장비 사업에서도 호조를 보인 반면, 세크론은 판가 인하 압박 탓에 적자로 추락했다는 점에서 관심이다. 삼성전자 장비 협력사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커지면서 삼성내에서도 관련 회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면서 “그러나 다들 삼성 관계사들이라곤 해도 소위 잘 나가는 곳들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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