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가 오픈마켓에서 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통상적으로 출고가격에 비해 10% 가까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오픈마켓이 자사 제품의 가격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이유다. 하지만 지난달 아이팟 가격을 최고 38%까지 올린 이 회사가 유통망을 관리하려는 의도로 비춰져 소비자의 반발이 예상됐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옥션·G마켓·11번가에서 판매 중인 아이팟 제품의 공급을 1일 중단했다.
애플코리아는 온라인 총판업체와 오픈마켓 사업자들에 보낸 e메일에서 ‘이달부터 공인리셀러(공식채널 재판매업체)의 오픈마켓 진입이 전면 중단되며 DCT와 APON으로 브랜드몰을 통합운영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온라인 판매자는 애플의 온라인 총판인 DCT와 APON과 판매와 관련한 내용을 협의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오픈마켓 판매자에 판매권한이 배분되지 않으면 별도로 재판매 계약을 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일반 사업자가 운영하는 쇼핑몰도 온라인 총판과 계약하지 않으면 아이팟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조치다. 애플코리아는 자사 쇼핑몰과 공식 유통채널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아이팟을 판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코리아 측은 “지난달 가격 인상은 한국을 포함해 대만과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환율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싸 이를 조정한 차원”이라며 “오픈마켓 판매 중단 등 판매 및 유통 전략을 세부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소비자가 오픈마켓과 인터넷몰에서 아이팟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특히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해온 소비자의 불편이 예상된다.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아이팟은 일반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구입한 것을 올려놓거나 아이팟 값이 오르자 판매자들이 일시 품절을 내세워 팔지 않은 재고상품뿐이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이달부터 온라인 총판에서 아이팟 제품을 모두 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격질서를 잡겠다는 애플코리아의 방침을 이해하지만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빼앗게 됐다”고 말했다.
오픈마켓에서 월평균 판매된 아이팟 제품은 옥션·G마켓·11번가를 합쳐 30억원 규모의 1만1000대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석·양종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