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2일(현지시각) 재정 확대 정책공조 등을 통해 내년말까지 5조달러 지출을 통해 4% 성장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19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키로 했다. 또 국제 금융기관과 무역금융 등에 1조 1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재원을 확보키로 합의했다.
당초 금융규제 정책을 우선하는 유럽 측의 입장과 재정확대 등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는 미국 등의 시각차로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세계 경제 위기 극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G20 정상들은 △2010년까지 5조달러 규모 재정 확대 △국제 금융기관 등에 1조1000억달러 추가 재원 확충 △헤지펀드 등 모든 금융기관 규제 및 감독 범위 확대 △보호무역 장벽 추가 금지 및 기존 보호무역 조치 즉각 시정 △개도국 및 저소득국 지원확대 등에 전격 합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오후(현지시각) 수행 기자단이 상주하고 있는 프레스센터를 방문, “(합의문) 이행이 성공적으로 된다면 21세기에 당면한 전대미문의 위기를 국제공조를 통해 성공한 역사적 사례를 남길 것”이라며 “한국이 여러 점에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우리 국민과 더불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G20 정상들은 IMF의 재원을 2500억달러에서 7500억달러로 늘리고 IMF 특별인출권(SDR)을 2500억달러 증액하는 한편 2500억달러의 무역금융을 추가로 조성하기 위해 참가국들이 총 1조달러를 출연하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다자개발은행의 대출규모를 1000억달러로 확대키로 합의했다. 금융감시 및 규제 강화를 위해서 금융안전포럼(FSF)를 금융안전위원회(FSB)로 확대 개편하고 IMF와 FSB가 협력, 거시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조기경보 제공 및 대응 조치를 보고토록 조치했다.
보호무역 저지 및 세계 무역·투자 증진과 관련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가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 및 철폐 사항을 분기별로 점검해 보고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추진해온 녹색성장 분야도 재정투자 및 새로운 저탄소 사업 기회 확대에 노력하는 한편 다자개발은행들이 이러한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반면 중국·러시아·브라질 등이 주장해왔던 기축통화 변경 등에 대한 의제는 이번에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합의문이 도출되자 회의 성과에 비관적이었던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성과가 나왔다”고 말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아주, 아주 좋은, 거의 역사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G20은 오는 9∼10월경 미국 뉴욕에서 차기 정상회의를 열어 이번에 합의된 내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 결과가 발표되면서 유럽 주요 증시는 지수가 4∼6%대의 폭등세로 마감했고 미국 증시도 개장초부터 3%대의 강세를 보였다. 사공일 대통령 경제특보는 “우리정부가 G20 공동의장국으로서 경제 위기 재발 금지를 위해 금융규제에 초점을 맞춘 유럽과 현재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지출 확대를 강조한 미국의 입장간의 균형을 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며 “또 구체적인 결과물(숫자)을 내놓아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받아들여졌다”고 우리정부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런던=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