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데이터센터 `많아져도 고민`

경제불황에도 대형 데이터센터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관련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수년간 반복된 ‘공급부족’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는 동시에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맞물려 ‘공급과잉’ 시대가 올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센터 준공을 앞두고 신규 고객 유치 및 기존 고객 방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신규센터 준공 러시=지난해 KT, 온세텔레콤 등이 신규 데이터센터를 오픈한 데 이어 올해도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연이어 선보인다. LG데이콤과 LG CNS의 데이터센터가 입주할 LG 가산디지털센터가 이르면 이달 말 모습을 드러낸다. LG 가산센터는 규모 면에서 국내 최대 수준인데다 중소기업이 밀집한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에 위치해 주목받고 있다.

 하반기에는 인천 송도에 교보-IBM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이곳에는 미국 IBM이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센터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내년 초에는 경기도 죽전에 동부그룹 데이터센터가 준공될 예정이다.

  ◇시장 성장세 주춤=이처럼 신규 센터 공급은 이어지지만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로 기업고객의 신규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보여 시장 성장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KRG에 따르면 올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률은 8.9%로 지난 2007년 33.6%와 지난해 23.1%에 비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KRG는 “주요 고객층인 닷컴기업의 IT증설작업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마무리된데다 최근 경기침체로 추가적인 투자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데이터센터업계의 대대적인 신축으로 그간의 공급부족 현상이 해소되고 시장 성장세도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경쟁 심화=자연스레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업체간 고객 유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달 말 LG 가산센터 오픈을 앞두고 업계는 한 차례 전쟁을 치른 상태다. 새로운 고객을 찾는 쪽과 기존 고객을 지키려는 쪽이 맞붙으면서 저가공세도 비일비재하다.

 교보-IBM 데이터센터와 동부 데이터센터 역시 기본적으로는 교보생명과 동부 그룹의 내부 수요를 충당하지만 상당 부분은 IBM의 아웃소싱 고객과 동부CNI의 대외사업 용도로 쓰일 예정이어서 역시 고객유치 경쟁을 촉발할 전망이다.

 특히 IBM의 아웃소싱 고객 중 상당수가 현재 통신 3사의 IDC를 이용하고 있는 대형고객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