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4.2 이후 시대`로

세계 경제 `4.2 이후 시대`로

  “선진국과 신흥국이 모여 의견 일치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이명박 대통령)”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성과가 나왔다.(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새로운 세계질서가 떠오르고 있다.(고든브라운 영국총리)”

 G20정상회담이 구체적인 합의문 도출에 성공했다. 전 세계 주가도 크게 오르고 유가가 폭등하는 등 경제도 화답했다. 일부에서는 세계 경제가 4.2 합의를 계기로 ‘합의 이전시대’와 ‘이후 시대’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합의에 의미=G20정상회담 성공은 우선 5억달러 규모 재정 지출, 1조1000억달러 규모 세계 경제기구 자본 확충 등 구체적인 숫자에 합의한 점이다. 이와 함께 헤지펀드 등록 및 감시, 신용평가사 등에 대한 규제 및 감독 범위 확대, 조세피난처 규제 등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에 처음으로 도달한 점은 이번 회담의 백미다. 미국·영구과 독일·프랑스가 정상회담 이전에 이 주제를 놓고 강력히 대립한 바 있다. 보호무역 주의 배격, WTO를 통한 보호무역 조치 모니터링 등도 진일보된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2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금융 부실 자산에 대한 처리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옥의 티라는 분석이다.

◇승자와 패자=G20정상회담의 승자는 합의를 이끌어 낸 G20회원국과 정상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첫번째로 참석한 국제무대에서 합리적인 중재자로서의 합격점을 받았다. 미국이 주장한 G20국가의 구체적인 재정확대 비율 등에는 합의하지 않았지만 5조달러 규모의 재정지출을 명시한 것은 미국의 체면을 세워줬다. 프랑스, 독일 등이 주장한 금융규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됐다.

 이명박 대통령도 신흥국 입장을 반영하고 G20 차기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배격에 합의를 이끌어내고 녹색경제로의 이전이라는 용어를 합의문에 넣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 금융규제와 관련된 여러가지 조치들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정되는 데 우리정부가 G20 의장국으로 이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세계 경제 중심에 서게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자는 금융위기를 불러온 주역인 헤지펀드와 조세피난처, 신용평가사 등이다. 앞으로 금융기관은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규제 대상으로 떠오르게 됐으며, 규제 정도에 따라 심각한 구조조정을 겪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 홍보외교 성과=이 대통령은 G20회의 기간 동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포함, 고든브라운 영국총리, 아소다로 일본 총리, 후진타오 중국 주석 등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마치 오랜 친구와의 만남처럼 한·미 FTA 진전, 북핵 공조, 한미 동맹관계 재확인 등의 이슈를 일사천리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또 월스트리트저널 기고, 파이낸셜타임즈, CNBC 인터뷰 등 세계 유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런던(영국)=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