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키코 피해 등으로 전체 코스닥 IT 기업의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 일년 사업을 망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업종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요 부진에 시달리며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5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12월 결산법인의 실적을 토대로 IT 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거래소에 속한 전기전자 업종 63개 기업의 당기 순이익은 2조6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44% 급감했다. 386개 코스닥 IT 기업도 1조4580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전체적으로 IT 기업들은 지난해 실적이 저조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기 등이 포함된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업종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97% 증가한 145조86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75% 줄어든 5조4286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체 12월 결산법인의 매출이 전년 대비 23.6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전기전자업종의 실적이 저조했음을 보여준다. 또 전체 12월 결산법인 총 매출에서 전기전자 업종이 차지했던 비중은 2007년 18.08%에서 지난해 16.52%로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07년 12월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의 14.46%에서 9.64%로 4.82%포인트 축소됐다. 지난해 반도체 수요 부진과 하반기 경기 둔화에 따른 IT제품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IT기업도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저조한 실적을 드러냈다. 코스닥 IT기업의 매출은 30조85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0%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조2774억원으로 1.38%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코스닥 기업들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18.38%, 22.30%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코스닥 IT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높지 않다. 특히 코스닥 IT기업 386사의 순손실은 1조4580억원에 이르러 전체 코스닥 기업 866사의 순손실 1조8029억원의 80%를 넘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반도체 업종이 공급 과잉과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키코에 가입했던 많은 IT 중소기업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으며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키코 피해를 공시한 상장사는 56개, 피해규모는 1조914억원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코스닥 기업은 33개사, 피해규모는 5575억원에 이르렀다. 우영이 지난해 파산한 것을 비롯해 수출이 많은 IT 기업에 키코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 센터장은 “하지만 올해 반도체와 LCD, 휴대폰 등에서 IT 업체가 글로벌 구조조정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IT 기업도 상반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