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시장도 `차이나 공습`

무료 백신·오피스 앞세워 국내 네티즌 유혹

 소프트웨어(SW) 시장에 무료 버전을 앞세운 ‘차이나 공습’이 거세다.

 업계는 프리웨어 수준의 단순 분야에 머물렀던 중국산 SW가 오피스는 물론이고 기간 프로그램 분야로 확산되는 징표로 보고 시장 잠식을 우려했다. 업계는 아울러 정부가 더욱 체계적인 SW산업 육성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웹브라우저·오피스프로그램·바이러스백신 등의 중국산 SW에 한글 패치까지 제공되면서 국내 사용자층이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글로벌SW를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일부 네티즌이 사용해 보는 데 그쳤으나, 최근 국내 포털 등을 통해 많은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인기를 끄는 SW는 무료 백신이다. 라이징 안티바이러스와 킹소프트KAV2009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문제가 된 악성코드의 70∼80%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중국산 무료 백신에 대한 관심이 더해가고 있다.

 세계 무료 백신 평가 사이트에서 6위를 한 라이징 안티바이러스는 한글 서비스까지 제공되면서 국내에서 대중화했다.

 웹 브라우저는 IE기반의 더월드브라우저와 맥손 브라우저 등이 인기다. 국내 포털 자료실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게 돼 네티즌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맥손은 전 세계 1억9900만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는 브라우저다. 더월드브라우저는 국내 네티즌이 한글화 언어파일을 직접 제작해 공유함으로써 사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중국 최대 SW 기업인 킹소프트는 무료백신과 함께 무료 오피스를 내놓아 국내 사용자의 호응을 얻었다. 무료일 뿐만 아니라 USB에 저장해 사용할 수 있어 인기다. 디나미스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문제점을 문의하면 영문으로 답이 오는 불편이 있지만 우리나라 바이러스 대다수가 중국에서 제작된 것이라 (중국 백신이) 잘 잡는 것 같다”고 관심을 표현했다.

 국내에서 확산되는 중국산 SW는 대부분 프리웨어다. 산업계에 당장 큰 타격이 없지만, 이처럼 사용자가 확산된다면 상용 SW 시장을 장악하는 날도 머지않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대표적인 무료 백신 ‘알약’처럼 프리웨어는 광범위한 사용자층을 확보하면 마케팅 툴이나 기업용 시장 공략 도구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업계에 큰 위협을 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업계에는 HW에 비해 SW분야는 중국이 파고들지 못하는 보루로 여기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SW시장도 중국산에 밀리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확산되고 있다. 중국 SW산업이 정부의 지원 아래 무서운 성장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업체와 달리 중국 업체들은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의 SW 수출은 정부의 강력한 지식산업 육성정책 아래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중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소프트웨어 수출액이 142억달러에 달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프리웨어 수준이지만 오피스 및 기간SW 분야까지 중국이 파고든다는 것은 무서운 징조”라며 “우리나라가 승부를 걸 수 있는 분야가 지식산업인만큼 더욱 치밀한 SW 산업 육성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