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외화차입이 잇따르면서 외화유동성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정부도 은행외채에 대해 지급보증을 연장하고 외평채 발행에 착수하면서 외환시장이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한국 채권물에 대한 신용도도 높아지면서 외화조달이 한층 수월해 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은 4∼5월 시중은행의 외화 차입이 2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완료를 목표로 만기 1년 이상인 3억달러 상당의 외화차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업은행도 이달 정부와 협의해 5억∼10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매듭지을 예정이다.
농협은 이달 중 외환은행은 5월 중 각각 1억달러를 차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주 정부의 지급보증으로 3년 만기 10억달러의 글로벌채권 발행에 성공했고, 우리은행은 지난 6일 정부 지급보증 없이 사모 형태로 3억달러를 차입했다. 하나은행은 말레이시아 링깃으로 표시된 3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검토해 이번 주 결론을 낼 계획이다.
국책은행도 달러 조달에 나선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에 30억달러의 외화채권, 산업은행은 다음달 엔화 표시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각각 나설 방침이다.
정부도 팔걷고 나섰다. 7일 국무회의를 열어 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기한을 6월 말에서 올해 연말로 6개월 연장하고 지급보증 대상 채권도 만기 3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확대키로 했다. 보증 한도는 보증서 발급일 기준 1000억달러다. 외국계 금융기관 차입액에 한정됐던 보증 대상 채무는 모든 외화표시 채무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절차에 착수했다. 기획재정부는 7일 “씨티그룹, 크레디트스위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삼성증권 등 6개 기관을 외평채 발행 주간사로 선정하고 벤치마크 사이즈의 달러표시 해외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발행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물 채권의 신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채권 발행은 용이해졌다. 한국물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3일 기준 2.95%로 한 달 전의 4.65%에 비해 1.7%포인트 하락하며 지난 1월13일(2.9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6.99%까지 뛰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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