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장인을 찾아서] 박지훈 꾸러기소프트 사장](https://img.etnews.com/photonews/0904/090408062534_1920552631_b.jpg)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어요. 연기를 배우려고 연기학원에 들어갔고 뮤지컬을 하게 됐죠.”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열혈강호 온라인’을 개발한 박지훈 꾸러기소프트 사장(40)은 게임이 아니라 영화로 흥행 역사를 쓰고 싶었던 감독이 꿈이었다.
연극영화과에 응시했던 박 사장은 실기시험에서 교수와 다투고 입시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 후 박 사장은 혼자 영화 연출을 공부했다.
“영화를 좋아했지만 독학으로 영화감독이 되는 건 쉽지 않았죠. 어렸을 적부터 컴퓨터를 좋아했는데 우연히 접한 게임이 영화와 비슷한 매력이 있더라구요.”
1세대 게임 개발자들의 맏형으로 통하는 박 사장은 1995년 PC게임 ‘드로이얀’을 개발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렇게 영화감독의 꿈을 접고 그는 게임 속에 파묻혀 살았다. 드로이얀은 13개국으로 수출되는 등 IMF사태로 수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중에서도 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 그 후 개발한 PC게임 ‘열혈강호’도 흥행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박 사장도 회사 규모가 커지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당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중국으로 갔고 17게임에 1년 반 상주하면서 ‘열혈강호 온라인’의 현지화를 진두지휘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열혈강호 온라인은 중국에서 회원 수 5000만명을 넘기는 대박을 터트렸다.
“여성과 초등학생도 쉽게 즐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게임은 작품상 받으려고 만드는 게 아니니까요.”
박 사장은 ‘쉽고 재미있는 게임을 추구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2007년 KRG소프트를 성장궤도에 올려놓은 후 독립해 꾸러기소프트라는 개발사를 설립했다. 유통사인 구름인터렉티브도 박영수 전 엠게임 대표, 박재덕 노아시스템 대표와 함께 였다. 그는 올 초 스크린샷 하나 공개되지 않은 온라인롤플레잉게임 ‘위 온라인’을 1000만달러 규모로 중국에 수출했다. ‘박지훈의 차기작’에 전세계 유명 퍼블리셔들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스토리를 강조한 ‘위 온라인’은 한 편의 영화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개발 중입니다. 개봉박두입니다. 기다려주세요.”
45살이 됐을 때 은퇴하고 싶다는 박 사장은 “게임 개발을 좋아하는 열정이 넘치는 후배 개발자에게 투자하고 창업하는 것을 돕고 싶다”며 향후 포부를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