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최고효율 군사용 연료전지 개발

삼성SDI, 최고효율 군사용 연료전지 개발

 삼성SDI(대표 김순택)와 삼성전자종합기술원(원장 이상완)은 세계 최고 효율의 군사용 ‘직접메탄올방식 연료전지(DMFC)’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DMFC는 액체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성하는 연료전지다. 별도의 충전시간이 필요 없이 연료카트리지를 교체함으로써 즉각 필요한 전기를 얻을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경쟁사 대비 연비가 14%에서 최대 54% 이상 향상됐다. 내구성도 7∼8배 개선됐다. 360도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도 사용 가능해 군사용으로 적합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국 공인 검증기관인 미군 ‘전자통신 연구개발 엔지니어링센터’에서 사전 성능 평가를 수행했다. 향후 신뢰성 평가검증 과정을 거친 후 2010년 본격 납품을 위한 정밀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유창선·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뉴스의 눈

 삼성SDI가 지난해 7월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탈바꿈을 선언한 후 9개월 만에 첫 작품을 내놨다. 최근 차세대 휴대형 전원장치로 부각된 ‘직접메탄올 연료전지(DMFC)’다.

 우선 군사용으로 개발됐다. 향후 휴대폰·노트북 등 현재 삼성SDI가 리튬전지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애플리케이션용으로 전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높은 제조원가 탓에 과거 유사한 제품을 내놓고도 상용화는 미진했다는 점에서, IT용 제품 양산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DMFC는 휴대형 전원에 특화된 기술로 IT 업체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는 유망 분야다. 1·2·3세대 기술로 꼽히는 ‘인산형(PAFC)’ ‘용융탄산염형(MCFC)’ ‘고체산화형(SOFC)’ 연료전지 대비 경박단소화가 가능하다. 일찍이 모바일 IT용 전원으로 주목받은 이유다.

 문제는 제조원가다. 대부분의 휴대폰·노트북PC에 채택된 리튬전지 대비 제조원가가 최고 3배까지 비싸다. 충전을 위한 메탄올 가격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DMFC를 탑재한 세트가격 자체는 더 비쌀 수밖에 없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삼성SDI·삼성종합기술원 3사가 이듬해 양산을 목표로 1200Wh급 노트북용 대용량 연료전지를 개발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상용 제품을 내놓지 못한 것도 연료전지 가격이 노트북 가격에 지나치게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삼성SDI가 DMFC 타깃으로 군사용 제품을 내놓은 것도 가격보다 제품 신뢰성 및 성능을 우선시하는 군납품 특성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에 군납시장이라는 안정성을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군사용 DMFC는 에너지 전문기업 선언 후 처음 나온 개발품”이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경제성 있는 양산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