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과도한 빚으로 몸집을 불린 일부 대기업들이 경기침체와 금융위기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기업 매물이 쏟아지면서 올 하반기 이후 인수.합병(M&A)시장이 활성화할 전망이다.
12일 금융당국과 금융계, 산업계 등에 따르면 주채권은행들이 45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에 착수한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섰다.
주채무계열 순위 5위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생명 매각과 보유 자산 처분 등 다양한 유동성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다.
7위인 두산그룹도 방위사업 부문인 두산DST 등의 매각에 나섰고 17위인 동부그룹은 동부메탈 등의 계열사 매각을 추진 중이다.
24위 대한전선그룹은 올해 대한ST, 트라이, 한국렌탈 등의 자회사를 팔아 3천억 원의 현금을 확보키로 했으며 31위인 유진그룹도 보유 중인 부지 매각 등을 우선 추진한 뒤 내년 이후 핵심 자회사의 매각과 하이마트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외 대우조선해양(13위), 하이닉스반도체(23위), 현대건설 (27위) 등의 대기업들은 이미 매각 대상에 올라 있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원활한 매각을 위해 매각제한 지분을 50%+1주에서 35~37%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도 증자 등을 통한 1조2천억 원의 자금 조달과 함께 조만간 지분 매각 시기와 방법 등을 논의키로 했다.
또 시장 안팎에서는 채권은행 평가 결과 10개 내외의 대기업들이 `불합격` 판정 기로에 놓여 있다고 보고 있어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호황기에 과도한 차입으로 M &A에 나섰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기업들은 인수 기업을 다시 토해내거나 돈 되는 자산을 팔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한 M&A에 대해서는 규제를 풀어주고 금융부채 상환을 위해 자산을 파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기로 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대기업 구조조정의 기본은 선택과 집중에 있다"며 "대기업들이 불필요한 계열사나 자산을 내놓으면 PEF를 통해 매입해줌으로써 구조조정을 지원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권은행들은 이달 중 주채무계열에 대한 옥석을 가려 내달 중 불합격 계열과 재무 개선 약정을 맺고 이행상황을 수시로 점검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