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넘치는 클라우드컴퓨팅

 최근 클라우드컴퓨팅 열풍을 타고 유사 협의체가 연이어 출범함에 따라 이의 효율적인 자리매김을 위해서는 우선 통합 추진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컴퓨팅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산업협의체가 속속 출범했지만 목적과 기능상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협의체 참가기업 역시 겹치는 곳이 적지 않아 산업 지원이라는 초기 목적보다는 오히려 중복참여로 기업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현재 ‘클라우드’ 간판을 내건 단체는 한국클라우드서비스협의회, 한국클라우드컴퓨팅산업포럼, 한국클라우드컴퓨팅연구조합 등이며 조만간 클라우드컴퓨팅표준화포럼(가칭)도 구성될 예정이다.

 이들 기관은 공통적으로 △산학연 협력을 통한 산업 기반 마련 △표준화 및 보안 연구 △정부 시범서비스사업 발굴 등의 목표를 내걸었다.

 참여업체 역시 비슷하다. 가장 규모가 큰 클라우드서비스협의회와 클라우드컴퓨팅산업포럼 운영위원에는 KT, 삼성SDS, 한국HP, 한국IBM 등이 겹치기로 참여하고 있다.

 두 단체에 모두 참여한 A사 관계자는 “클라우드컴퓨팅의 중요성 때문에 참여했지만 내용을 살펴보니 두 기관의 활동방향이 비슷하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업무 부담만 커져 고민”이라고 불만을 토했다.

 중소업체 B사 관계자는 “독자 역량이 부족한 중소업체로서는 산업협의체 도움이 절실한데 유사 기관이 잇따라 발족해 대응방향을 놓고 혼선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뜩이나 해외에 비해 부족한 국내 클라우드컴퓨팅 역량을 분산시키기 보다는 한데로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적으로 중복되는 분야에서 협력해 시너지효과를 일으키고,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각 기관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특화하고, 더 나아가서는 물리적인 통합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차원의 공조체계도 요구된다. 클라우드서비스협의회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클라우드컴퓨팅산업포럼 및 클라우드컴퓨팅연구조합은 지식경제부와 각각 협력하고 있는 만큼 부처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활동방향을 조율한다면 더 많은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들 협의체 측은 “상호 협력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며 “다만 방법론상의 문제가 있는 만큼 앞으로 실무자 차원의 접촉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