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프로젝터 `돌풍`

스크린골프 시장 공격적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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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종’ 프로젝터 업체들의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불과 2년 전 채 시장 점유율 5%도 넘지 못했던 토종 프로젝터 업체들은 올해 개별 업체로 1위, 시장 점유율로는 30%를 넘볼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프로젝터 시장은 그동안 엡슨을 비롯해 산요·히타치·파나소닉·옵토마 등 주로 광학 원천기술에 강한 일본 업체가 주도해 왔다. 삼성과 LG전자는 자체 기술로 프로젝터를 개발해 사업을 벌여온 지 10년을 넘었지만 일본업체의 위세에 밀려 점유율이 극히 미미했다.

 국산 프로젝터 돌풍의 주역은 ‘LG전자’. 지난해 프로젝터 사업에 고삐를 죈 LG전자는 올해 내심 1위를 기대했다. 올해 산업계가 예상하는 전체 프로젝터 규모는 전년보다 10%가량 상승한 13만5000대. LG전자는 이 가운데 20%를 약간 웃도는 3만대 정도를 팔아 치우는 게 목표다. 지난해 1위 업체 시장 점유율이 25∼30%인 점에 비춰볼 때 1위도 충분히 가능한 수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전체를 통틀어 불과 4500대를 파는 데 그친 LG전자는 매월 최고 판매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월평균 판매대수가 지난해 초 200∼300대에서 지난해 말 600∼700대에 이어 올 초 최고 2000대까지 육박했다. 이 추세라면 하반기에 월 3000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측은 “환율 효과와 공격 마케팅 덕분”이라며 “제품 라인업을 넓히고 브랜드력을 높이면 1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까지 모델 수를 15개까지 늘린 LG는 올해 짧은 투사각이 장점인 단초점 제품과 3D 제품 등을 새로 출시하고 기술 주도권을 쥘 방침이다. 이 회사는 특히 스크린골프 시장에 기대를 걸었다. LG전자는 최근 전국에 2000개 가맹점이 있는 1위 스크린골프업체인 골프존과 손을 잡았다. LG는 골프존에 이미 5000루멘급 고휘도 프로젝터 300대를 납품했으며, 연말까지 최다 6000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맹점당 평균 5∼6개의 스크린 시설을 갖춘 점에 비춰볼 때 이 규모는 전체의 절반에 수준이다. 특히 NEC·히타치 등 스크린골프용 시장을 주도해온 일본업체를 견제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도 휴대성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한 휴대형 프로젝터를 내놓고 프로젝터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친다. 삼성 모바일 프로젝터는 2.2인치 LCD화면과 스피커·내장메모리(190MB)를 탑재했다. 또 지상파DMB·동영상 재생·MP3플레이어 기능을 내장했다. 삼성은 모바일 제품과 함께 고휘도 제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주로 공략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엔모투가 선보인 ‘모투뷰’도 휴대형 프로젝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만·일본 제품에 비해 뒤지지 않는 성능을 기반으로 틈새 시장에서 선전했다. 모투뷰는 147g에 불과해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다. 출시 전부터 마니아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중소업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매월 쑥쑥 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