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를 잘 잡는 법을 전수하자.’
LG디스플레이 상생 전략의 캐치프레이즈다. LG디스플레이는 생산기술 전문가와 협력사의 기술자들이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LG디스플레이의 생산기술 노하우를 협력사의 생산라인에 적용한다. 단편적 지원이 아닌 제품을 잘 생산하는 기술을 전수해서 협력사가 생산성과 품질, 원가경쟁력을 갖추도록 한다. 이들 협력사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면 그것이 곧 LG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이라는 컨셉트다.
LG디스플레이가 2007년 시작한 ‘고기 잘 잡는 법’ 방식의 협력사 상생 모델 실험이 성과를 나타내면서 협력사의 수익성 향상, LG디스플레이의 시장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성공적인 ‘동반성장’ 상생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위해 2007년 6월 국내 LCD 업계 최초로 상생전담 조직인 ‘상생지원담당’을 신설했다. 상생지원담당은 담당 상무 아래 백라이트 상생팀, 회로 상생팀, 패널 상생팀과 같이 각 전문 분야별로 상생 활동을 담당하는 조직과 기술적 지원을 보강하는 상생기술지원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대기업이 교육 및 자금지원 등 경영 인프라 지원에 포커스해온 반면에 LG디스플레이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생산성 향상 노하우와 문제해결 역량을 협력사에 전수해 협력사의 품질 및 생산성 등 생산 부문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 체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상생 방법을 도입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유리기판·드라이브 IC 등 LG디스플레이의 부품 구매 금액의 76%를 차지하는 11개 핵심 부품을 대상으로 16개 협력사와 함께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한 총 374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들 프로젝트에는 새로운 설비 투자 없이 기존의 생산설비를 활용해 생산성과 생산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LG디스플레이의 ‘맥스캐파’ ‘민로스(Min Loss, 생산공정의 낭비와 불필요한 요인을 없애는 혁신활동)’ 활동, 생산설비의 유지·관리 노하우, 불량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제품 검사 능력 등 LG디스플레이가 축적한 생산 노하우가 총망라됐다. 이를 바탕으로 별도의 시설투자 없이도 LCD 생산능력을 20% 높이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개발과 경영 관리 능력까지 토털 경영 스킬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LG 디스플레이는 상생 프로젝트 대상 기업을 지난해 16개 기업에서 올해 27개사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금, 인사, 경영 기획 및 관리, IT 시스템 등 경영 지원 분야로 그 영역을 확대해 협력사의 전사적인 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상생 활동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상생지원담당 이한상 상무는 “협력사들이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LG디스플레이의 경쟁력도 함께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상생 모델”이라며 “협력사는 LG디스플레이의 고객이며 고객에게는 일회적이거나 형식적인 응대는 효과가 크지 않듯 상생 역시 마찬가지로, 협력사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동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