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함께 제품을 공동개발·생산하면서 사업 시너지를 발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른바 전략적 동맹을 통해 세트의 제품 경쟁력을 키우고, 부품업체들은 자신의 제품을 팔아 서로 ‘윈윈’하는 것이다. 해당분야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부품기업들은 대기업에겐 수족보다 중요한 존재이기에 일방적인 요구를 할 수 없다.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면서 대기업의 독선적인 가격과 거래관행에 울고웃는 회사들과 달리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재영솔루텍은 금형·가공기술로 카메라모듈업체인 삼성테크윈과 협력하고 있다. 33년간 금형사업을 해온 재영솔루텍의 기술력은 자타공인이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12월 800만화소 자동초점 카메라모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고화소 카메라모듈을 만들기 위해서는 렌즈 및 기구 부품의 조립 정밀도 확보가 중요한데, 재영솔루텍과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아이엠은 삼성전자의 블루레이 사업 파트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블루레이용 광학헤드 등 핵심부품을 공동 개발·제조·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DVD용 광픽업 세계 1위답게 블루레이 광픽업도 최고의 설계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6년부터 삼성전자에 블루레이 광픽업을 공급하면서, 일본회사들을 능가하는 실력을 인정받았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도 지난 1월 현대기아자동차와 자동차용 비메모리 반도체 국산화를 위한 개발 계약을 맺었다.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멀티미디어 제품을 시작으로 바디, 새시 등 다양한 분야의 자동차용 반도체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16년에 달하는 업력에다 다양한 시스템에 들어가는 주문형반도체(ASIC)를 개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방송·통신·영상 등 씨앤에스의 제품군은 자동차용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다. 서승모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사장은 “현재 씨앤에스에 주어진 임무는 현대기아차의 반도체연구소와 같은 역할”이라면서 “우리에게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용 반도체 국산화도 물거품이 될 정도로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폴리텍은 1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지난 1월 LG전자와 공동으로 LCD 백라이트유닛(BLU)용 패턴형 확산시트를 개발했다. 회사 측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LCD 도광판 기술력을 바탕으로 광학·재료·제조 기술을 접목, 빛을 분사시키는 패턴형 확산시트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