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O를 둡시다] (24) 최준근 한국HP 사장

[CGO를 둡시다] (24) 최준근 한국HP 사장

 “탄소배출권 가격이 22.17달러까지 올라가면 주요 에너지 기업의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10% 이상 깎입니다.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대비는 선택이 아닌 생존이 달린 문제입니다.”

 최준근 한국HP 사장은 ‘숫자’에 밝다. 한국HP의 CEO이자 ‘최고환경정책책임자(CGO)’로서 그린오션 경영의 중요성을 내외부에 설파해온 이력이 대화 중에 묻어났다. 최근 ‘그린’이 비즈니스와 접목되고 있다는 점에서 숫자를 이용한 그의 지적은 피부에 와닿는다. 그는 “매 9개월마다 전 세계 데이터량은 2배씩 늘어난다”며 “데이터센터 수요도 따라서 늘어나는 만큼 가상화 등 절전형 솔루션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스트교토 체제에 대한 열쇠를 ‘IT에 의한 그린화(Greening by IT)’에서 찾았다. 친환경 IT솔루션 기업 CEO로서 당연한 결론이지만 그의 해결책은 한층 구체적이다. 그린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데이터센터에서 소비하는 전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C카운터’ 도입으로 전기 사용자가 탄소배출량을 실시간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카운터란 소비자가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량과 이를 생산하기 위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 소비절약을 유도하는 솔루션이다. 기업에는 탄소배출량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기업활동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의 변화를 상시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모든 게 IT기술을 접목해야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 사장은 “어차피 IT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량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그린IT를 기존 산업에 도입하면 그보다 훨씬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HP가 기업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 친환경 프로세스가 있다면 설명해달라.

 ▲HP는 자사뿐 아니라 고객·협력업체·공급업체가 환경에 미치는 유해함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제품이 생산되고, 사용되고, 폐기되는 전과정을 평가해 환경에 무해하게 수정한다. 고효율제품을 파는것 못지 않게 기업 내부적인 경영 시스템을 친환경적으로 쇄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HP 차원에서 국내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

 ▲일단 저전력 서버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추세로 볼 때, 이러한 노력이 기업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그 밖에 IT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을 위해 각종 수거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또 데이터센터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냉각시스템의 저전력화할 수 있도록 ‘다이내믹 스마트 쿨링 시스템(Dynamic Smart Cooling)’을 공급한다.

 -포스트 교토의정서 시대(2013년 이후)가 되면 HP에게는 어떠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나.

 ▲친환경 IT 인프라 구축을 탄소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관리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지 솔루션을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IT 인프라를 통한 탄소배출량 관리 컨설팅 서비스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약력>

 1953년 경남 거창 출생. 1971년 진주고등학교 졸업. 1976년 부산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1990년 삼성HP 고객지원본부장 이사. 1995년 한국HP대표이사 사장. 2000년 대한상공회의소 이사 재임중. 2004년 제5회 소프트웨어산업인의 날 ‘철탑 산업 훈장’ 수여.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