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PU 자체 개발 수퍼컴 강국 꿈꾼다

 중국이 자체 개발 중인 슈퍼컴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CPU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수광공사(曙光公司, Dawning Information Industry Company)는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CPU인 ‘룽신(중국명 龍芯, 영어명 Godson)’을 탑재한 슈퍼컴퓨터(모델명 Dawning 6000)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슈퍼컴 개발기관인 수광공사는 그동안 인텔이나 AMD의 CPU를 채택해 하이엔드 서버 등 고성능 컴퓨터 개발을 진행해왔으나, 2010년 상용화 예정인 슈퍼컴 ‘Dawning 6000’ 기종에는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룽신 CPU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한다. ‘룽신’은 원래 중국과학원(CAS) 컴퓨터기술연구소(ICT)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프로세서로, 그동안 데스크톱 등 일부 컴퓨터 기종에 탑재·운용돼왔다.

 이번에 슈퍼컴에 탑재될 CPU는 3세대 ‘룽신’ 프로세서다. x86 명령어 구조를 에뮬레이션 형식으로 지원하는 제품으로, 쿼드 코어 방식에 DDR2 메모리 컨트롤러를 내장하고 있다고 한다. 사용전력이 10W 정도로 낮은데다 클록 속도도 인텔의 ‘아톰’과 비슷해 그린 컴퓨팅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수광공사의 개발 일정대로라면 ‘Dawning 6000’은 2010년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초당 1000조번의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 회사의 리 준 대표는 비록 룽신 프로세서의 성능이 인텔이나 AMD의 프로세서보다 떨어질지 모르지만 ‘Dawning 6000’의 전체 성능은 세계적 수준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수많은 룽신 프로세스를 병렬처리함으로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일 ‘Dawning 6000’ 기종이 중국 측의 계획대로 상용화된다면 중국은 일본, 인도 등에 이어 아시아 최강의 슈퍼컴퓨터 강국으로 입지를 확실하게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슈퍼컴 강국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인도 역시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를 교육의 도시로 알려진 푸네 대학에 설치하는 등 슈퍼컴 개발에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다.

 중국도 슈퍼컴 개발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이미 지난 95년에 중국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고 한다. 지난 2004년에는 수광공사가 개발한 ‘Dawning 4000A’ 기종이 매년 발표되는 전 세계 ‘슈퍼컴 톱 500’ 리스트에서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초당 100조번의 연산처리가 가능한 ‘Dawning 5000A’를 개발해 상하이 슈퍼컴센터에 설치해 운용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 슈퍼컴퓨터 역시 2008년 현재 ‘슈퍼컴 톱 500’에서 10위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Dawning 5000A’는 AMD의 바르셀로나 쿼드 코어 프로세서를 내장하고 있다. 유전자 지도작성, 지진측정, 일기예보, 광물채굴조사 등 과학연구용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Dawning 5000A’의 장점은 낮은 제작 비용에 있다. 수입 프로세서인 AMD칩을 채택하고 있음에도 2900만달러 정도면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에너지성이 IBM의 슈퍼컴퓨터인 ’로드 러너’ 구입에 1억달러의 비용을 들인 점을 감안하면 ‘Dawning 5000A’의 가격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중국이 개발한 슈퍼컴퓨터는 외국의 프로세서를 채택했다. 내년 선보일 ‘Dawning 6000’이 자체 개발한 ‘룽신’ 프로세서를 채택한다는 점에서 중국 슈퍼컴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 CIO BIZ+팀장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