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하도급업체와 거래 조건을 개선하기로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2007년 4분기 중 하도급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한 8개 대기업의 1년간 이행실적을 평가한 결과, 대림산업·두산건설·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 등 4개 건설사가 85점 미만으로 C등급(미흡)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도급 공정거래협약은 대기업과 협력사가 공정거래 및 상호협력을 약속하고 그 이행상황을 공정위가 1년 주기로 점검, 평가하는 제도로 현재 14개 기업집단 89개 대기업이 3만4764개 협력사와 체결한 상태다.
이번 평가에서 포스코가 95점 이상으로 A+등급(최우수)을 받았고 포스코건설이 90~95점으로 A등급(우수), GS건설과 현대건설이 85~90점으로 B등급(양호)으로 각각 평가됐다.
공정위는 8개사가 대체로 △바람직한 계약체결 △협력업체 선정 및 운용 △하도급거래 내부심의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3대 가이드라인을 이행했고 두산건설과 롯데건설을 제외한 6개사는 하도급대금을 100% 현금성 결제수단으로 지급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 평가대상 업체가 자금지원(2864억원), 납품대금 인상(1684억원) 등의 방식으로 협력업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금액은 4713억원에 달한다고 공정위는 평가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협력사에 대한 자금지원 △하도급거래 내부심의위원회 운용 △협력사 기술보호 등의 분야에서 이행실적이 부진했다.
6개 건설사는 협력사에 대한 자금지원 실적이 전혀 없었고 현대건설을 제외한 5개사는 특허출원 지원과 같은 협력사 기술보호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
특히 대림산업,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3개사는 내부 심의위원회 설치 가이드라인에 따른 운용 실적도 없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C등급을 받은 4개 건설사는 대체로 하도급대금 지급조건도 개선하지 않았다”며 “이는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해당 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