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이 다시 돌고 있다.
한전이 일선 산업계에 판매하는 전력량의 감소세가 최근 크게 둔화됐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은 작년 대비 전력소비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산업용 전력의 사용량 증감은 실물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여서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적자는 올해 1∼2월에만 1조원을 돌파, 전기료 인상 압력이 커졌다.
15일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에 따르면 3월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1688만8000MWh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줄었다.
여전히 감소세다. 하지만, 올해 1월과 2월의 감소율이 각각 11.0%, 5.5%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감소폭은 크게 둔화된 것이다.
전기위원회 측은 “올해 3월이 작년에 비해 조업일수가 하루 많았던데다 반도체와 철강,화학 등 전력 다소비업종의 전력사용량이 5개월만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한데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에 가장 전기수요가 늘어난 업종은 조선업으로 판매량 증가율이 12.8%였다. 이밖에 석유정제(10.1%), 반도체(1.6%), 철강(0.9%), 화학제품(0.8%) 등도 증가세다.
이에 비해 자동차(-22.2%), 조립금속(-11.7%), 펄프.종이(-8.4%) 등은 여전히 전력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둔화의 영향으로 주택용 전력판매량은 465만6000MWh로 0.6% 감소했다. 일반용 전력판매량도 711만8000MWh를 기록, 증가율이 0.7%에 불과했다.
반면 교육용(56만9000MWh)과 농사용(76만8000MWh)의 판매량 증가율은 각각 10.4%와 3.8%로 높게 나타났다.
값싼 전기요금의 영향으로 이들 부문에서 에너지 효율이 석유의 47%에 불과한 전기난방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기위원회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압력은 커지고 있다. 요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한전이 민간 발전사에서 구입하는 전력구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14.9%, 평균구입단가는 18.2% 오르면서 한전이 올해 1,2월 두 달에만 1조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한편, 3월 중 최대전력수요는 지난 3일 오전 11시의 5805만kW로 작년 3월보다 2.2% 증가했고 전력 예비율은 14.8%를 기록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