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TV 접고 백색가전 집중"

이성 대우일렉 사장
이성 대우일렉 사장

  대우일렉이 냉장고·세탁기 등 ‘알짜’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 또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백색 가전 전문기업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 이성 대우일렉 사장은 15일 세종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TV를 포함한 영상사업 등 비주력 분야를 모두 매각하고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 전문 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일렉이 TV를 포함한 비주력 부문을 매각하면 매출 규모는 지난해 1조9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줄어든다. 대신에 체질을 바꿔 수익률을 높일 계획이다. 이성 사장은 “올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다소 줄어든 1조2000억∼1조300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대신에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껑충 뛸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일렉은 지난해 매출 1조9000억원에, 영업이익은 32억원을 올렸다. 대우는 이미 지난 주 매각공고를 통해 영상·에어컨·청소기·전기모터 등을 분야별로 매각하겠다고 밝혔으며 인수제안서를 접수해 빠르면 이달 20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한다.

이성 사장은 “매출면에서 3년 이내에 2조원, 5년 이내에 4조원에 영업이익 7∼8% 수준을 달성해 글로벌 가전 기업으로 위상을 새롭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수익 위주의 사업구조를 바뀌고 직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장기적으로 회사가 본궤도에 오르면 다시 사업을 확대해 기존 대우 직원을 재취업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구조조정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정리하는 사업부도 고용 승계를 원칙으로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생산과 해외법인과 관련해서는 국내는 광주공장 중심으로, 해외는 멕시코·스페인·중국·말레이시아·베트남 공장 등을 중심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남미·유럽·중동 등 해외 사업 네트워크도 강화하기로 했다.

대우일렉은 이날 ‘드럼업Ⅱ’ 세탁기를 선보였다. 새로 출시한 드럼업 신제품은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동으로 세제를 투입하는 ‘스마트 세제 자동투입 시스템’을 첫 적용했다. 세탁기 상부에 액체 세제와 섬유 유연제 자동 투입장치를 설치해 세탁할 때마다 세제를 투입하는 번거로움 없이 자동으로 세탁량에 맞춰 최적량 세제를 투입해 준다. 대우 측은 “이 시스템으로 세제 사용량을 4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우일렉은 국내에 1200명, 해외에 2500명 직원이 근무 중이며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주력 제품으로 육성할 세탁기와 냉장고는 지난해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이 24%와 15%에 달하며 올해 30%까지 점유율을 올려 놓을 계획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