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화기본계획을 살펴 보면 EA(정보기술아키텍처) 기반으로 국가정보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즉, EA를 국가정보화 사업의 기본으로 하여 정보화 조정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지난 2∼3년간 수행되어왔던 EA 구축 노력과는 다르게 활용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EA 컨설팅 업계는 EA 활용이라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 방향 수립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먼저, EA는 활용용도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기존에 범정부 EA 수립 가이드라인(범정부 EA프레임워크[그림1]와 EA구축 메타모델 정의서2.0)에 따라 국내 EA 컨설팅 업계는 EA를 수립하는 데 중점을 두었고, EA 활용을 위해 IT거버넌스(정보자원관리체계 선진화)로 확대 구축하고 있다. <그림 1>
그러나 업무 아키텍처를 제외한 다른 아키텍처 영역은 기존 정보시스템의 구축 산출물을 기반으로 수립함으로써 구축 업체의 개발방법론 및 산출물의 유지관리 상태에 따라 EA 정보의 품질이 좌우되고 있다. 또한 EA 산출물을 관리하기 위한 EA관리시스템(EAMS)을 비롯해 IT 인프라 정보자원을 관리하는 ITRMS(정보자원관리시스템), 데이터표준관리시스템, 정보화사업관리시스템, 정보화투자평가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들은 EA를 활용하기 위해 또는 EA 기반 IT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접근은 EA 수립 보다는 IT거버넌스 체제 구축으로 사업이 전개되는 결과가 되고 있다. 또한 IT거버넌스 체제하에서 EA정보가 적극 활용되어야 하나 아직 기대만큼 활용되는 사례를 찾기가 힘들다. 이렇듯 EA의 활용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A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향이 요구되고 있다.<그림 2>
따라서 EA를 수립하기 전에 아키텍처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그에 따른 활용 시나리오와 활용모델을 마련해 전체적인 아키텍처를 수립하는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정보화 업무 전 과정(계획-발주-사업관리·수행-운영·유지보수, 평가)에 사용자 그룹별 활용 시나리오를 개발해야 하며, 현업(업무 담당자)이 활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매년 성과목표계획에 따른 업무의 재정렬, 업무절차별 지식관리, 업무매뉴얼 관리 및 활용, 업무기능과 관련된 법령 조회, 업무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활동(BPR, PI, BPM), 사업별 단위 업무별 성과지표 매핑 등이다.
#EA는 기관의 종합적인 지식을 체계적으로 엮어야 한다.
이런 활용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 EA는 기관의 종합적인 지식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어야 한다.
범정부 EA 프레임워크[그림1]를 살펴보면, 기관의 비전 및 미션, 기준정보, 사용자그룹별, 아키텍처별 산출물로 구성되어 있다. 공통 아키텍처 영역은 기관의 비전 및 미션, 성과전략, 정보과제 이행과제, EA원칙이 포함된다. 그리고 구체적인 아키텍처 산출물은 사용자그룹(시각)별, 아키텍처(뷰)별로 계층화하여 산출물 매트릭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범정부 EA 프레임워크를 기존의 다양한 컨설팅 기법과 연결하여 살펴보면 [그림3]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기관의 성과전략은 BSC(Balanced Score Card), 이행전략과 정보화개념설계는 정보전략계획(ISP), 업무절차정의는 BPR 또는 BPM, 정보시스템설계는 시스템 구축 및 운영과 매핑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언급된 성과전략, 이행전략, 업무절차정의, 정보화개념설계, 시스템설계는 기존에 모두 존재해왔고 소개되어진 기법 또는 활동들이다.
EA는 기관 전체 관점에서 지식을 종합하여 정렬하고, 공통의 기준과 지침을 가지고 현재 아키텍처를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전환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3>
성과전략(이행전략)은 업무 아키텍처와 정보화 이행전략과 정렬(alignment)되어야 하고, 업무는 정보화개념설계 및 시스템설계 영역과 정렬, 정보화개념설계는 시스템설계와 정렬되어야 체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관의 EA 활용모델에 맞게 기관의 EA 프레임워크가 수립되고, 활용 목적에 맞는 EA 산출물의 구축 수준에 따라 아키텍처 정보가 구체적으로 구축되고 아키텍처 및 산출물간 연관관계가 매핑되어야 한다.
#EA는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게 가시화되어야 한다.
현재 범정부 EA의 산출물은 다양한 모델링 기법들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업무아키텍처의 경우 업무절차설계도는 프로세스 맵 기법, 응용 아키텍처의 경우 응용기능설계도는 DFD(data flow diagram) 기법과 동일하다. 이를 두고 비평하기 좋아하는 전문가들은 최신 모델링 기법인 UML(Unified Modeling Language), 컴포넌트 기반의 개발방법론 등과 같은 기법을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
그러나 EA는 수준별 사용자 그룹이 다르며, 산출물을 표현하는 기법도 달라야 한다고 본다. 시스템 개발자가 보는 산출물 중 일부 산출물 외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델링 기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면 건축분야에서는 건물을 설계하면 설계도 보다 조감도 또는 모델하우스에 더 많은 노력을 들여서 최고의사결정자 또는 구매자에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정보화 분야에서도 어려운 개발 설계도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설계 산출물로 정책결정자나 업무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하려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본다. 즉, EA 산출물은 이해하기 쉬운 모델링 기법을 채택하여 가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화면설계서 같은 산출물이라고 볼 수 있다.
화면은 개발방법론, 개발언어, 모델링 기법 등에 종속되지 않으며, 관련 이해당사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계 산출물이라고 본다. 이런 산출물이 EA 산출물로 선정되고 다른 산출물과 연관된다면(더 많은 노력이 소요될 수 있지만) 사용자에게 이해하기 쉬운 가시화된 산출물이 될 것이다.
#기관의 경영혁신 활동과 연계하고 현업 참여에 대한 배려가 필요
지금껏 우리나라의 EA는 정보화 조직이 주도해 왔다. 그러다 보니 현업의 참여가 항상 이슈화되었고 본래 취지와 달리 EA가 아닌 ITA가 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대통령직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준비되듯이 기관의 EA도 정보화 조직이 아닌 리더십이 있는 현업부서가 오너십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업무 중심, 업무(성과전략)와 정렬된 아키텍처가 될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모 정부기관은 6-시그마를 주도하는 조직과 정보화 조직이 공동으로 EA를 추진(EA사업을 6-시그마 사업화)하여 최고정책결정자의 후원과 현업에 대한 참여의 배려(성과에 대한 배려, 인센티브 등)로 현업의 참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사례가 있다.
따라서 기관의 경영혁신 활동과 연계하여 리더십 있는 현업 부서에 오너십을 부여하고 정보화 조직이 적극 지원한다면 EA 수립이 좀 더 실용적이 될 것이라고 본다.
#EA 수립의 접근방법으로 기관의 성과전략을 이해하고 EA기반 정보화전략을 우선 수립.
지금껏 EA는 현행아키텍처 위주로(심지어 목표아키텍처가 없는 기관도 있음) 수립해왔고 관리자 수준(2-레벨)까지 구축이 대부분이였다. 설계자(3-레벨) 및 개발자(4-레벨) 수준은 10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고 현업의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보면 거의 제대로 구축한다는 것이 어려운 사안일 수도 있다.
그러나 EA 활용을 고려한다면 설계자(3-레벨) 및 개발자(4-레벨) 수준의 EA 구축은 필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계자(3-레벨) 및 개발자(4-레벨) 수준의 아키텍처 정보가 없다면 EA 활용도 그만큼 제약을 가진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EA수립 전략을 수립할 때, 기본적으로 기관의 EA 방향성(전략, 프레임워크, 원칙, 참조모델)을 수립하고, 다음 단계로 현행과 목표아키텍처를 책임자(2-레벨)수준까지 구축하고 아키텍처를 분석하여 정보화 이행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본다.
현행 및 목표 아키텍처의 설계자 및 개발자 수준 구축은 정보화 사업을 이행하면서 EA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구축사업에도 EA개념이 적용되고 변화가 많고 구축하기 어려운 설계자 및 개발자 수준 EA 구축이 기관 전체의 관점에서 수립되어 EA가 자연스럽게 유지 및 발전하리라고 본다.
이럴 경우 EA 전담팀은 구축 및 유지보수 사업자와 협력하여 주기적으로 EA 현행화와 관련된 변화관리를 전개하여야 한다. 즉 EA 주관팀은 전체적인 EA 현행화 가이드와 산출물 작성 표준가이드를 정보화 사업 진행단계에 따라 구축 및 유지보수 업체에 가이드하고, 생산된 산출물의 품질을 관리하여 제대로 된 EA 산출물이 구축되도록 해야 한다.
향후 이런 과정이 반복되어 정착되면, 전체적으로 EA 거버넌스 뿐만 아니라 IT 거버넌스에서 EA가 중요한 요소로서 자리매김하고 EA에 대한 기대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yckim@awi.co.kr
-그림 설명-
<그림1. 범정부 EA 프레임워크>
<그림2. EA관리 및 활용 시스템 구성 예시>
<그림3. 범정부 EA프레임워크의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