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베이, 옥션 이어 G마켓 인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e베이가 국내 1위 오픈마켓인 G마켓을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3사 대표들이 1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사실을 공개했다. 왼쪽부터 박주만 옥션 대표, 이재현 e베이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 구영배 G마켓 대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e베이가 국내 1위 오픈마켓인 G마켓을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3사 대표들이 1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사실을 공개했다. 왼쪽부터 박주만 옥션 대표, 이재현 e베이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 구영배 G마켓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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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 7조원의 오픈마켓 ‘유통 공룡’이 탄생했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 e베이는 국내 오픈마켓 1위인 G마켓을 총금액 5500억원에 공식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재현 e베이 아·태지역 총괄 대표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터파크와 이기형 회장이 보유한 G마켓 주식 34.21%(1459만9990주)에 야후 지분 10%를 합친 67%를 매입했다고 말했다. 매입가격은 주당 24달러로 G마켓의 15일 종가 주당 19.34달러에 약 24%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이번 인수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2분기에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왜 인수했나=e베이가 G마켓을 인수한 것은 한국을 발판으로 시장이 급성장한 아·태 지역을 석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G마켓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발판으로 일본과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본에 진출한 G마켓 지사가 e베이의 일본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일본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별도의 허브페이지를 만들어 한국 중소 영세상인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양사 공동으로 e베이의 해외수출지원시스템(cross border trade)을 기반으로 국내 중소 영세상인의 수출 길을 열어주겠다”고 말했다.

◇시장 판도는=e베이의 G마켓 인수는 국내 온라인몰의 공룡 탄생을 의미한다. 지난 2001년에 인수한 옥션과 이번에 인수하는 G마켓의 거래규모는 총 7조원가량으로 국내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의 37%를 차지한다. 지난해 백화점의 거래규모를 뛰어넘은만큼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시장 힘의 균형이 이곳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11번가 관계자는 “e베이의 G마켓 인수는 한국 오픈마켓 시장을 외국자본이 장악하는 사례가 됐다”며 “올해 1조원 이상의 거래규모를 달성할 계획인만큼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형태는=옥션과 G마켓은 당분간 별도법인으로 운영하되 내년에 통합법인으로 출범할 계획이다. 이재현 대표는 “안정될 때까지 양사의 기본조직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박주만 옥션 사장이 국내 경영업무 총괄을 맡고 구영배 G마켓 사장은 해외업무를 진행한다. e베이가 G마켓을 인수함으로써 아·태 지역 교두보로 한국을 선택한만큼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킨 구 사장의 경영노하우를 빌리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양사 합병에 따른 인력 감축에 대해 “해외 진출과 판매 품목 다변화를 위해 오히려 사람이 부족하다”며 “지금도 부족한 인력을 감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독과점 우려는 오해”=e베이 측은 국내에서 10조원 이상의 거래 규모를 목표로 한다. 국내 오픈마켓으로만 보면 90% 이상을 차지하는 절대강자다. 판매자에게 주는 수수료 결정권은 옥션과 G마켓이 손에 쥐고 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3년간 수수료율 인상금지라는 조건을 걸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양사가 통합되면 시장지배적 권한이 확대되므로 판매 수수료율 등을 올릴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제품 선택 권한도 축소될 것으로 우려됐다.

 박주만 옥션 사장은 “3년 이후에도 수수료율을 올릴 계획은 없다”며 “최근 영세상인의 수수료율을 낮춘 것도 이 같은 중소상인 지원 정책”이라며 독과점 우려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