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봄이 되면 우리를 괴롭히는 황사는 중국에서는 ‘사천푸(沙塵暴)’라고 부른다. 황사가 몸에 나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황사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만연해 있다.
우선 ‘황사는 중국의 경제발전으로 생겨났다’는 이론이다.
동북아지역의 황사는 최근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은 440년인 북위 대평진군원년에 강한 황사가 불어서 건물을 파괴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도 550년인 북위 경명원년 2월에도 강력한 황사가 몰아 닥쳐서 161명이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서기 174년 신라에서는 ‘흙가루가 비처럼 떨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644년에는 고구려에서 붉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요금시대인 1367년에도 44일간이나 계속 황사가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다.
오히려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던 1990년대에는 황사가 적게 나타났다. 이처럼 황사 자체는 중국의 경제발전과 관계가 없다. 하지만 황사로 인한 위험은 중국 경제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황사가 중국의 베이징과 톈진 및 동북부의 산업도시를 거쳐 오면서 대량의 유해물질을 가져온다. 이러한 미세 오염물질로 인해 황사 자체는 자주 발생하지 않게 됐지만 그 위험도는 매우 커졌다.
둘째, ‘사막을 줄이면 황사는 자동으로 줄어든다’는 논리다. 현재까지 황사는 과도한 가축의 방목에 따른 목초지 감소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발원지의 사막화가 진전돼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농업대학교의 2008년 7월 연구발표에 의하면 대부분의 황사는 사막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농지에서 온다. 농작물을 수확한 뒤 남은 껍질 등을 지표에 남겨두면 황사를 40%에서 70%까지 막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황사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표면의 흙이 바람에 쓸려나가서 비옥했던 토양이 메말라 버리는 것도 줄일 수 있다. 밀을 재배하게 되면 기존의 방법에 비해 8.6∼9.6% 생산량이 증가한다.
또 장춘제 등의 연구에 따르면 황사의 주요원인은 대기의 흐름이라고 한다. 특히 엘니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반엘니뇨 현상이 있었던 1960, 1970년대에는 황사가 자주 발생했으나 엘니뇨 현상이 있었던 1980, 1990년대에는 황사의 발생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현재 계속적으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근 40년 동안 계속적으로 황사 일수가 줄어든 것은 동아시아 계절풍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황사 피해액은 연간 5조5000억원(2002년 기준)에 달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도 황사를 잘 모르고 있다. 황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며 그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등의 한중사막화 방지에도 자발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
<베이징(중국)=김바로(베이징대학 역사학과) ddokbar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