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발전소 수차 기둥에 부딪힌 썰물은 소용돌이쳤다. 물길은 소리까지 내며 완도 쪽으로 내달렸다. 기자가 한국동서발전의 ‘울돌목 시험조류발전소’를 찾은 지난 17일 오전. 전남 해남군 우수영과 진도군 녹진 사이에 위치한 해협 ‘울돌목’은 412년전 133척의 왜선을 집어삼킨 그 기세 그대로였다. 거침없었다.
이 곳의 조류는 6시간마다 1번씩, 사리와 조금에 따라 하루 4번 바뀐다. 조차는 약 3m. 유속은 수심 평균 최대 약 11노트다. 1초에 5.5m를 떠내려가는 엄청난 속도다.
이 같은 천혜의 조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게 바로 ‘조류발전소’다. 조석에 의해 강한 유속이 발생하는 해역의 바닷 속에 발전용 수차를 심는다. 그 수차가 돌아가는 힘으로 발전한다. 조류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바뀌는 순간이다.
울돌목의 빠른 유속은 조류발전소 입지로는 세계 최고다. 문제는 그 물살 한가운데에 발전소를 짓는 일이었다. 지난 2005년 첫 착공에 들어간 이후 자켓 구조물과 바지선이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 바로 옆 진도대교 난간을 강타한 것만 두 번. 다리의 긴급 안전검사가 실시될 정도였다. 결국 4년간 총 120억여원이 투입된 이 공사는 내달 완공식을 갖는다.
토목공사는 힘들었다. 하지만 내부 발전 기자재는 수차 브레이크(독일제)를 빼곤 모두 국산으로 순조롭게 조달 가능했다.
발전기는 현대중공업이, 축계와 케이지는 일진전기가 각각 제작했다. 변압기와 배전반은 국내 중소기업인 조일성업전기와 보령기전이 맡았다. 한국전기연구원도 전력변환장치를 공급했다. 태양광·풍력 등 주요 신재생에너지 발전 모듈이 대부분 고가의 외산인 점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울돌목 조류발전소는 1년 간의 시험발전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상용 발전에 돌입한다. 현재 발전 규모는 1메가와트(㎿)다. 발전소 운영사인 동서발전은 오는 2018년까지 울돌목과 진도 주변 해역인 장죽수도와 맹골수도에 총 450㎿급 조류발전소를 순차적으로 건설한다.
울돌목(진도)=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