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기고-김규동 한일IT경영협의회 부회장](https://img.etnews.com/photonews/0904/200904200032_20101057_1028811227_l.jpg)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SAP, 구글, 애플. 소프트웨어(SW) 기술과 제품으로 세계를 장악한 글로벌 기업이다. 세계 어디를 가든 이들이 공급하는 SW와 콘텐츠가 넘쳐 흐른다. 과연 이들의 제품과 서비스 없이 정보시스템 구축은 불가능한 것일까.
MS의 운용체계(OS),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SAP의 기업자원관리(ERP), 구글의 검색엔진과 포털, 애플의 모바일기기와 콘텐츠 플랫폼 없이 순수 자체 기술과 제품으로만 모든 것을 구축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전 세계 SW 시장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대한민국에서, 무려 7000여개의 중소 SW 기업이 다국적 글로벌 기업과 피나는 경쟁을 펼치며 살아남아 있는 SW 원더랜드가 바로 우리나라다.
세계 강자가 될 수도 있다. 20여년 전 대형컴퓨터에서 개인용컴퓨터(PC)로의 급속한 변화 트렌드가 오늘날의 MS를 만들어 냈다. 당시 PC는 IBM, HP, 델 등 미국 업체가 세계시장을 장악했기에 그들 바로 옆에서 SW를 공급할 수 있었던 MS가 세계 최대 SW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지금의 메가트렌드는 바로 모바일컴퓨팅이다. 아주 자랑스럽게도 전 세계 톱3를 우리나라 기업이 두 개나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면 또 하나의 MS 신화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 자리는 우리나라 SW 기업이 차지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핵심 요소는 시장의 규모다. 10년 후 IT 시장의 메이저리그는 미국이 아닌 한국, 일본, 중국을 중심축으로 한 아시아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에 대비해 지금부터 한국, 일본, 중국을 결합한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일에 착수해야 한다.
한국의 IT, 테스트베드 환경과 일본의 자본력, 마케팅 능력 및 중국의 거대 시장, 자원과 인력을 적절히 결합하고 시장을 통합화해가는 일이 이제 진행돼야 한다. 얼마 전 뜻을 함께하는 SW 기업들이 모여 한일IT경영협의회(KJIT)를 설립하고 먼저 일본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나는 SW 산업을 보면서 IMF 금융위기 속에서 US 오픈 우승을 안겨주었던 박세리를 꿈꿔본다. 1998년 온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을 때 박세리의 우승은 국민에게 큰 위안과 감명을 주었다. 여자프로골프에서 최약소국이었던 우리로서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로부터 10년, 한 천재 골프소녀의 우연한 쾌거에서 시작된 우리나라 여자 프로골프 선수들은 지금에 와서는 LPGA 전체 등록 선수 138명 중 36명, 28%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첫걸음을 내디디는 KJIT의 회원사 중에 SW 분야의 박세리가 나오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10년 후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SW의 최강국으로 우뚝 서게 되는 날이 꼭 오기 바란다.
김규동 한일IT경영협의회 부회장 keidy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