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2.0 TV빅뱅, 거실이 진화한다] 김희진 LG전자 HE사업본부 수석연구원

  “보이지 않지만 더 잘 들립니다.”

김희진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수석연구원은 최근 각 사의 음질 경쟁이 보이지 않지만 잘 들리는 소리 만들기에 집중돼 있어 연구 과정에서도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음색과 음질을 잘 구현하는’ 방법을 고민하느라 여념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연구원이 있는 HE사업본부는 홈시어터와 TV 등으로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최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연구하는 곳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극장에서 소리의 역할은 청각적인 웅장함과 서라운드 감을 증폭시켜 시각에 청각의 즐거움을 더해 입체감을 살린다”며 “집안 환경이 영화관과 달라 그 즐거움을 그대로 전달하긴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그에 비슷해지려고 각종 실험과 서베이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정에서는 웅장함보다는 드라마나 영화의 대사에 보다 집중하기 때문에 사람 말소리 등이 구체적으로 안 들리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라며 “사람 목소리 재생과 톤에 따른 스피커 선택적 출력 기술 등에 신경써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CD TV부터 시작된 디자인과 음질의 마찰을 줄이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TV가 얇아질수록 좋은 음질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불리해 지는 것이 사실. 사운드의 경우 소리가 공명을 일으킬 수 있는 일정 공간을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도 PDP, LCD TV가 등장하면서 TV의 슬림한 요소를 살리기 위해 스피커 사이즈를 줄여달라는 요구에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TV가 가진 컨셉트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둬 디자인을 기초로 사고를 전환했다”며 “지난 2008년에 나온 모델에 적용된 ‘인비저블 스피커’가 노력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LG 인비저블 스피커는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아 TV의 슬림한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저음은 스피커를 낮춰 재생되도록 하고 고음은 진동으로 소리나도록 해 실감나는 음색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디자인은 여전히 더 작은 스피커에 좋은 음질을 요구한다”며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