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자전거와 자전거용 내비게이션이 달린 IT융합 자전거가 생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자전거 업계는 ‘녹색성장산업’의 하나로 국내 자전거산업을 되살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자전거 업계 한 관계자는 “지식경제부와 국내 제조 기반을 다시 구축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며 “이르면 올해부터 국내에서도 자전거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자전거는 배터리와 동력을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나 산악용 고급 자전거가 될 것”이라며 “다만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자전거 기업들은 대부분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이전, 전체 수요량(240만대)의 90%를 해외에서 생산해 수입한다.
정부는 대덕특구를 40여개 부품업체와 연구기관이 협력체계를 구축한 자전거클러스터로 조성하고 하이브리드 자전거나 자전거용 내비게이션이 달린 IT융합 자전거를 국내에서 개발해 국내외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자전거 시장 역시 이미 중국, 대만 등이 저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어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산 저가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50만원 정도에 판매된다. 삼천리가 중국에서 생산해 국내에 공급하는 전기 자전거는 110만원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연설에서 “자전거 도로가 완성되면 1000만·2000만대의 자전거가 필요할 텐데 이 모두 외국에서 수입해서 써야 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냐며 “삼천리표 자전거가 우리 기억에 남아 있지만 국내에서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하루빨리 우리나라도 자전거를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 녹색기술과 결부된 미래형 핵심기술을 개발해 고부가가치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생산해서 우리도 쓰고 수출도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라며 고부가가치 자전거 산업 육성의지를 강조했다.
자전거 업계는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에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자전거 전용도로의 확대와 전기자전거용 2차전지 연구개발(R&D) 지원을 시급한 선결과제로 지적했다.
김환욱 삼천리자전거 팀장은 “2006년부터 납축전지 및 리튬이온전지를 이용한 전기자전거를 판매해왔지만 아직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다”며 “정부가 친환경 자전거 산업 육성의지를 보인만큼 앞으로 관련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 육성의지도 중요하지만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인프라 건설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전거 이용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점이 전용도로 부족”이라며 “오래전부터 지적된 사실이지만 전국 자전거 도로 구축 현황은 늘 제자리걸음”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개발을 위한 R&D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코렉스자전거 관계자는 “전기자전거는 경량화가 최대의 화두다. 비교적 가벼운 전기자전거용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형준·유창선·안석현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