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의 그린오션 경영을 아직도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과 연결시킨다면 그것은 절반만 옳다. 1984년 시작된 유한킴벌리의 나무심기 운동은 사회책임경영의 일환일 뿐, 전체 녹색사업의 일부에 불과하다. 지난 2001년에는 사내 환경경영연구소를 설립, ‘과학적’ 그린오션 경영체계를 구축했다. 2004년 지속가능경영본부로 이름을 바꾸고 환경은 물론 품질·안전·제품안전 등의 분야로 연구 범위를 확장했다. 안중우 유한킴벌리 지속가능경영본부장(상무)을 만났다.
“품질(Q·Quality)·작업자안전도(S·Safety)가 높은 제품일수록 환경(E·Environment)에도 유익합니다. 결국 SEQ는 서로 상호작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 소장의 설명대로라면 꼭 고가의 친환경 설비를 도입해야만 그린오션 경영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 작업자의 안전(능숙)도를 높여 품질을 제고하는, 기업의 일상적 활동만으로도 환경을 살릴 수 있다. 생산활동에서 유발되는 불량품이 버려지면 자연환경을 훼손하기 때문에 불량률을 낮추는 것이 결국 환경을 살리는 길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이 불량률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능숙도 및 안전도를 높여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 소장은 “SEQ와 더불어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청정생산’도 중요하다”며 “대량생산 후 남는 것을 재활용 할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생산해 남기지 않고 쓰는 게 환경적으로 훨씬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패러다임이 ‘어떻게’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소장은 “전 국가적으로 녹색성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산업화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인다”며 “각 기업의 사업과 친환경 산업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안중우 유한킴벌리 본부장
-유한킴벌리의 친환경 제품은 어떻게 생산되나.
▲‘공급환경사슬관리(SCEM)’를 통해 협력사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협력사가 공정에 친환경 기술·설비를 도입하고자 할 때, 유한킴벌리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전수해준다. 이 같은 활동은 환경보고서를 발간, 외부에 공개된다. 환경보고서 발간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최근의 ‘저탄소 녹색성장’ 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불황에는 다 같이 어렵지만, 호황에는 선별적으로 혜택을 받는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극복된 이후에도 ‘저탄소 산업’이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호황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의 녹색성장 붐은 바람직하다.
-국내 재활용 제도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재활용 제품의 시장성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야 한다. 재활용 제품을 아무도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시 고가의 쓰레기가 될 뿐이다.
◆약력
1957년 서울 출생. 1981년 서울대학교 공업화학 학사. 1988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고분자과학·플라스틱공학 박사. 1991년 두산기술원 선임연구원. 2001년 유한킴벌리 환경경영연구소장. 2002년 서울대학교 CEO 환경경영포럼 고위과정.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 운영위원.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