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경기가 ‘반짝’ 반등인지 아니면 정말 저점을 통과했는지는 결국 2분기 경기에 달려 있다.
다행히 간판 전자 업체들은 2분기 분위기도 낙관했다. TV·휴대폰 같은 세트 중심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도 2분기부터 회복 조짐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대세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이르면 4월부터 월별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또 하이닉스도 이르면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게 증권가 예측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D램·메모리 모두 바닥에 가까이 왔다”며 “회복 속도를 놓고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D램업체에는 실제로 PC 출하가 본격화하는 2분기가 호재다. 1분기 급감에 따른 반사 효과도 있지만 통상 2% 이상 PC 출하량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회복세를 점칠 수 있다. 1분기 10% 선에 머물던 DDR3 메모리 전환 속도도 2분기 40% 선에 달할 전망이다.
낸드 플래시메모리는 스마트폰과 소비재(CE) 제품을 중심으로 대용량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 상승에 따른 가동률 회복으로 가격 재하락 우려가 다소 부담이다. LCD도 2분기부터 IT·TV 패널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고 낙관했다. 특히 TV는 중국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전 분기 대비 24% 이상 크게 성장한다고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회복 조짐이 완연한 휴대폰·TV 등 세트 품목 역시 2분기 전망이 나쁘지 않다. 내부에선 이미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고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LG전자는 해외 휴대폰 주문에 맞춰 공장을 완전 가동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 휴대폰은 노키아 등 경쟁 업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2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정보통신 부문 영업이익률이 11%에 달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LG전자도 안방이던 북미 시장은 물론이고 유럽 등지에서 주문이 늘며 2분기 전망도 청신호가 켜졌다. LG전자 관계자는 “2분기에 수주한 휴대폰 물량만으로도 30% 이상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냉장고·에어컨과 같은 생활가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결혼을 미룬 예비 부부가 가전 제품 구입에 나서면서 예년보다 2주 정도 일찍 혼수 특수가 시작됐다. 주요 업체가 앞다퉈 할인 행사에 나서면서 침체한 소비 심리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상규 LG전자 상무는 “긍정적인 경기 전망과 주요 업체의 소비 진작 마케팅으로 3월 이후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며 “이른 무더위로 인해 2분기에는 에어컨 수요 증가를 비롯한 가전 제품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주석 하이마트 홍보팀장도 “가정의 달인 5월에 진입하면서 가전 매출은 더욱 늘어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실제로 2분기 실적과 관련해 매출이 1분기와 비교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낙관했다.
강병준기자, 양종석 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