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조중휘 차세대성장동력반도체사업단장

[Industry Review] 조중휘 차세대성장동력반도체사업단장

 아날로그·혼합 신호 반도체를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가 세트 경쟁력과 직결된데다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이하 혼합신호 포함) 반도체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세 가지 방향에서 제언한다. 골자는 아날로그 클러스터 전략을 수립, 객관적·전문가적인 아날로그추진단을 구성·운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우리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부족한 점은 우수한 인재풀이다. 이에 인력 양성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그동안 아날로그 분야는 정보통신 등 디지털 회로가 중심인 SoC에 내재하는 주변 블록으로 인식된 탓에 정부의 추진 사업에서 독자 지원 과제가 아닌 SoC 지원 과제 일부에 포함, 지원된 면이 없지 않아 아날로그 인력 양성이 등한시돼 왔다.

 또 대학에서 배출하는 아날로그 인력 역시 디지털 분야에 비해 매우 부족, 기업은 우수 인재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에 과감한 연구 지원이 동반되지 않는 한 인력 공급 부족 현상은 쉽게 해결될 수 없다. 특히, 실제 응용 제품과의 상관성이 매우 높게 유지되면서 교육과 연구를 함께 추진해야만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아날로그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아날로그를 몇 개 특성화 분야로 나눠 분야별 연구센터를 국가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둘째, 파운드리 전문 기업 육성과 역할 분담을 위한 정책 마련이다. 동부하이텍은 BCDMOS 기반의 아날로그 파운드리 기술을 확보하면서 아날로그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매그나칩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파운드리 경쟁력은 매우 높아진 게 사실이지만 여전히 시작에 불과하다. 아직도 자동차·의료용 등의 고신뢰성을 요구하는 아날로그 제품을 생산하거나 고전압 전력반도체를 경제적으로 파운드리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국내 파운드리 기업들은 더욱 전문화된 공정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아날로그 시장은 메모리 시장과 동등한 규모란 점을 인식하고 전문화된 형태로 역할 분담을 추구, 발전시켜야 한다. 또 SoC에 내재한 나노급 아날로그 블록의 IP 개발과 이에 대한 제품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셋째, 아날로그 반도체 설계를 전문업으로 한 팹리스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 최근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LED 조명, 하이브리드카 등에 다양한 반도체가 요구되면서 많은 기업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분야는 체계적이면서 오랜 사업화 경험을 가진 숙련자가 필요하다. ‘시스템-설계-공정’을 함께 이해하는 프로젝트 리더와 각 분야의 기업이 한 유기체처럼 연구 개발을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개별 팹리스에 의한 독자적인 연구 개발 차원을 넘어 범국가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국가R&D라는 툴을 활용하면서 팹리스 업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 연구에 대한 기획·평가·사후 관리를 전문화된 집단에 맡겨 추진해야 한다. 한두 품목 사업화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큰 그림에서 기업을 육성하는 민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해외기관 유치, 해외 인력 교류 등의 다양한 협력도 추진해야 한다.

 조중휘 차세대성장동력반도체사업단장(인천대 교수) jcho@inche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