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과 전자금융 거래금액이 각각 사상 처음 1경(京)원을 돌파했다. 전체 금융거래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은행 마케팅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전자금융을 통한 거래규모는 전년 대비 18.9% 증가한 1경1665조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금융거래의 24%에 해당하는 규모다. 거래 금액이 1경원을 돌파한 것은 1998년 9월 인터넷뱅킹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은행권의 유형별 전자금융 거래규모를 보면 인터넷이 1경204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CD·ATM 등 자동화기기가 763조원, 폰뱅킹과 모바일이 각각 644조원과 54조원이었다. 폰뱅킹과 CD·ATM 거래규모 증가율은 각각 0.2%와 1.4%에 불과했으나, 모바일 거래규모는 38.4%로 급증했다.
전자금융 거래규모가 크게 늘어났지만 은행들의 거래수수료 수익은 54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줄었다. 금감원 측은 “은행들이 수수료 감면과 면제 정책 그리고 건당 거래수수료 하락으로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작년 말 현재 온라인 증권거래 가입자 수는 1200만명이며 연간 거래금액은 1804조원이었다. 신용카드와 보험의 온라인 거래금액은 각각 21조5000억원과 93억원이다. 은행·증권·카드의 전자금융 취급실적은 늘어난 데 비해 보험권은 감소했다.
전자금융 1경원 시대에 돌입함에 따라 인터넷·모바일 등 전자금융 수단을 활용한 금융사들의 마케팅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희식 기업은행 e비즈니스부 팀장은 “인터넷뱅킹이 대고객을 위한 주채널로 자리를 잡았다. 과거에는 창구에서 고객 확보전을 펼쳤다면 앞으로는 인터넷뱅킹으로 고객 유치전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