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의 효율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부문이 네트워크 가상화다. 이 네트워크 가상화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회사가 주니퍼네트웍스다.
주니퍼는 지난해 말 전략적 파트너인 IBM과 협력해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공략을 시작했다. 주니퍼가 발표한 데이터센터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은 핵심은 총소유비용(TCO) 절감이다.
데이터센터의 복잡성을 간소화해 기존 네트워크에 비해 자본 투자 지출 면에서 최대 52%, 전력 면에서 최대 44%, 냉각 면에서 최대 44%, 랙공간 면에서 최대 55%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솔루션은 업무 프로세스 통합, 자동화, 가상화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운영의 단순화, 기민성 확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버 3000대 수준의 중간 규모 데이터센터는 주니퍼 데이터센터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을 구축함으로써 코어 네트워킹 장비 수를 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이런 탁월한 절감 효과는 시간이 지나고 데이터센터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런 주니퍼의 행보에는 MPLS(Multi-Protocol Label Switching), 보안 통합, 가상 섀시(virtual chassis)라는 기술의 자신감이 녹아 들어 있다.
통신사업자용으로 제공되던 MPLS 기술은 이제 기업 고객에도 제공되고 있다. 기업은 이 기술을 활용해 WAN 코어 네트워크에 도입하고 있다. 기업들은 MPLS를 사용해 정책을 집행하고 애플리케이션을 분리하기 위해 여러 개의 방화벽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을 제거할 수 있다.
가상 섀시는 물리적인 스위치를 가상화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성능과 이중화, 밀도와 관리 용이성을 물리적인 서버와 동일하게 가져가면서도 손쉽게 스위치를 추가할 수 있다. 또 섀시 기반 스위치에 비해 설치 면적도 적게 하면서 전력 소비량과 냉각 전력의 소비량을 줄일 수 있다.
주니퍼의 이 같은 전략은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를 이용해 가상으로 네트워크 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동영상과 디지털 사진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생성, 주고받고 있고 통신 사업자도 실시간 IPTV 사업을 전개하면서 코어 라우터에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 것에 대비한 행보다.
주니퍼네트웍스는 KT·SK브로드밴드·LG데이콤 등 국내 통신 사업자가 주로 사용하는 백본용 장비 시장을 겨냥한 가상화 지원 제품을 갖고 있다. 25테라급 멀티 섀시 코어 라우팅 시스템 T1600 매트릭스는 주니퍼 컨트롤 플랜인 플랫폼(JCS)과 함께 가동해 라우팅 시스템 가상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제품은 주니퍼 1.6테라비트(Tb)급 대용량 라우터인 T1600을 16대까지 멀티 섀시 라우팅 노드에 연결해서 실제로 25Tb급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존 T640도 T1600, T640 매트릭스와 T1600 매트릭스로 마이그레이션 함으로써 전송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서익수 주니퍼 상무는 “T1600 매트릭스는 업계 최대 용량과 에너지 효율성을 자랑하는 코어 라우터인 T1600의 핵심 기술을 활용해 경쟁 솔루션 대비 크기는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라우팅 용량은 25% 늘렸다”며 “소비 전력은 40%까지 줄일 수 있어 총소유비용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패브릭 구현 프로그램인 ‘스트라투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일 데이터센터 패브릭을 만들어 데이터센터의 규모, 성능 및 단순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전체적으로 통합되고 가상화된 데이터센터 환경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유연성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주니퍼 ‘데이터센터 비즈니스 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의 지휘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출신의 데이비드 옌 부사장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