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반도체 기업이 40나노급에 이어 30나노급 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놓고 또 한번 맞붙는다. 특히 한·일 양국 기업은 대용량을 필요로 하는 휴대폰·디지털카메라·USB 등의 고가 세트시장을 겨냥, 대용량의 32Gb의 낸드 메모리 시장 선점에 나선다. 32Gb낸드 메모리는 HD 화질로 4시간, SD 화질로 7.3 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가 올 7월 32 나노 낸드 제품을 양산키로 하는 등 한·일 메모리 대표 주자들이 가격 회복세에 들어선 낸드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30나노급 공정 양산 기술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양국 반도체기업들은 반도체 시황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몸집 불리기’ 성장 전력이 아닌 ‘극미세 기술’ 기반의 성장 전략에 주력, 기존 40나노 급 제품 대비 원가경쟁력을 20∼30% 높일 계획이다.
도시바는 32 나노 공정을 적용한 32기가비트(Gb)낸드 메모리 개발에 성공, 올 7월 본격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작년 말 43나노 공정의 32Gb 낸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간지 2분기 여만에 다시 32나노 공정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도시바는 당초 일정보다 약 2달 가량 앞당겨 32Gb 낸드 메모리를 양산, 생산성을 높이는 등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도시바 보다 두 달 빠른 5월께 35 나노 공정을 본격 도입, 32Gb의 대용량 낸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간다. 작년 3분기 42나노 공정에 들어간 이 회사는 35나노 공정의 낸드 메모리 양산 비중을 높여 스마트폰·MID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고성능 모바일 세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도 32나노 공정을 4분기에 조기 도입, 32Gb 낸드 메모리 제품 생산에 주력한다. 하이닉스는 41나노 낸드 메모리를 이달부터 양산한 데 이어 32나노 낸드 양산 일정을 내년 1분기에서 수개월 앞당겨 설비 증설 없이도 웨이퍼의 단위 생산량을 늘려, 수익성이 개선되는 낸드 메모리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낸드 메모리 시장에서 16Gb 용량이 주력 제품을 형성하고 있지만 메이저 기업들은 모바일 제품의 고성능화와 슬림화로 비교적 부가가치가 높은 32Gb 낸드 제품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4분기 반등세를 보이는 낸드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