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여름방학부터 학원 수업시간을 10시까지로 제한키로 하면서 오프라인 학원 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e러닝 업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강생 증가와 오프라인 학원 수업 제한에 따른 반사이익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정부는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학원 심야 영업을 단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경찰력을 포함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연일 밤 10시 이후 학원 교습 전면금지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이르면 금주 내 관련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프라인 학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야 학원 수업 금지조치는 이미 각 시도 교육청이 조례 등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조례를 통해 밤 10시 이후 학원 수업을 금지하고 있고, 경기도는 중학생의 경우 밤 11시 이후 수업을 금지하고 있다.
대형 학원은 밤 10시 이후에는 수업을 하지 않고 있으나, 중소규모 학원 대부분은 조례를 지키지 않고 있다. 정부가 심야 교습 금지를 법으로 명문화하는 것도 보다 강력한 제재를 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서울 노원구의 한 학원장은 “(조례가 있지만) 거의 모든 학원이 11시까지는 수업을 하고 있고, 구청 등 단속기관도 11시까지는 사실상 단속을 유예하고 있다”며 “수업시간을 10시로 강력히 제한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반해 e러닝 업계는 이탈하는 오프라인 학원생 유입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메가스터디, 이투스, 비타에듀 등 e러닝 업체 수강생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정부 조치는 e러닝 업계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메가스터디는 “고등부 온라인 부문이 전년 대비 22.0% 성장하는 등 초중등 사업부문과 고등 사업부 온라인 부문의 매출 호조가 실적 향상의 주요 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e러닝 업체 대성마이맥의 이기황 팀장은 “경기가 나빠지면서 이미 온라인 수강생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여기에 강제로 10시까지 학원 수업을 제한하면 학원 밀집가에 타격이 있을 것이고, 온라인으로 학원생들이 몰려올 것”으로 내다봤다.
밤 10시 이후 학원 교습 금지 방침이 알려진 이후 주식시장에서 e러닝 업체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디지털대성은 지난 27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24일 이후 3거래일 동안 주가가 25.5%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메가스터디의 주가도 5.4% 상승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