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스크린이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내비게이션·MP3플레이어·PMP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에서 키패드를 밀어내고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작은 화면에 손가락을 가져다 댈 때 화면이 가려지는 불편함은 여전하다. 물론 터치 펜을 이용하면 되지만 이조차 귀찮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와 독일 하소 플래트너 인스티튜트(Hasso Plattner Institute)는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할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리고 이른바 ‘나노터치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해 손가락으로 화면을 만지지 않고도 터치 스크린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선보였다.
바로 터치 스크린의 뒷 면을 손가락으로 만져 화면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굳이 우리말로 표현하면 ‘뒷터치(?) 스크린’이라고 할까.
이번 연구에 참여한 패트릭 바우디치 교수는 “우리는 ‘의사(pseudo) 투명’으로 불리는 원리를 이용해 눈으로 화면을 보고 애플리케이션을 동작시키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바우디치 교수팀은 2.4인치 크기의 스크린이 탑재된 프로토타입(시제품) 수종을 시연해 보였다. 이들 시제품의 화면 뒤에 정전식 터치패드가 장착돼 신호 입력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프로토타입 중 하나는 기기 뒷면을 터치하면 스크린에 손가락이 나타난다. 또 다른 시제품은 입체 슈팅게임에 적용된 것으로 역시 손가락을 기기 뒷면에 대면 포인트가 등장해 목표물을 조준할 수 있도록 했다. 손가락 때문에 시야가 가려지는 일은 없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작은 화면을 가진 소형 기기에 상당히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해 제어하기 곤란한 동전 크기의 MP3플레이어나 휴대폰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기의 뒷통수(?)를 만져 작은 화면에서도 음악이나 동영상, 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동시킬 수 있는 새로운 틈새 상품이 우리 곁에 가까이 왔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