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자산순위 11~20위인 대기업집단의 평균 부채비율이 200% 이상으로 위험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48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작년 말 평균 부채비율(금융회사 제외)은 119.9%로 2007년 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41개)의 부채비율에 비해 21.5%포인트 상승했다.
40개 민간 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112.4%로 20.3%포인트 상승했고, 8개 공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145.6%로 27.6%포인트 급증했다.
◇11~20위 그룹 평균 부채비율 203.8%=자산총액 기준 상위 5대 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82.8%로 낮은 편이나 6~10위 기업집단은 130.72%로 높은 편이고 11~20위 기업집단은 203.80%에 달한다.
21~30위 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123.84%, 31~40위는 152.59%, 41~48위는 136.74%로 11~20위 기업집단에 비해서는 낮았다.
그룹별로 보면 케이티앤지(24.07%), 현대백화점(44.89%), 롯데(48.81%), 포스코(51.05%), 케이씨씨(62.05%), 삼성(64.57%), 한국석유공사(73.27%), 한국철도공사(76.36%) 등은 부채비율이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삼성테스코(941.81%), 지엠대우(741.25%), 대우조선해양(632.29%), 한국토지공사(471.76%), 한국가스공사(433.73%), 대한주택공사(421.07%), 현대중공업(324.46%) 등은 부채비율이 높았다.
30위권 기업집단 중 한진(243.08%), 동부(237.71%), 두산(204.95%) 등도 부채비율이 높은 편에 속했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분석정책관은 “조선업체의 경우 대차대조표에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지만 실제 갚아야 할 채무가 아닌 선수금은 부채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 정책관은 “대기업집단의 부채가 늘었지만 자산도 함께 증가했고 환율 영향으로 외화부채 평가액이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부채총액 190조원 증가…환율도 한몫=작년 말 48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부채총액은 691조9천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90조4천억 원 증가했다.
세부내역을 보면 차입금 및 사채(335조7천억 원)가 94조3천억 원 늘었고 파생상품 부채(41조1천억 원)가 환율 영향으로 36조9천억 원 급증했다.
선수금 및 선수수익(72조8천억 원)은 14조8천억 원, 미지급금 및 미지급비용(63조6천억 원)은 12조9천억 원, 매입채무(79조1천억 원)는 6조5천억 원 각각 늘었다.
공정위는 신용경색을 우려한 대기업집단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금과 회사채 발행을 늘림에 따라 부채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작년 원화가치 하락으로 외화부채 평가액이 늘어난 것도 대기업의 재무구조 악화에 한몫했다.
48개 기업집단의 외화표시 부채는 132조4천억 원이며 이를 2007년 말 기준 환율로 계산하면 96조7천억 원으로 줄어든다.
실질적인 자금유입 없이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부채평가액이 늘어난 부문이 35조7천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게다가 원화가치 하락은 파생상품부채 및 외화표시 선수금 평가액 증가를 초래해 환율요인으로 인한 부채평가액 증가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영업외 부문에서 발생한 외환관련 손실은 78조2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70조5천억 원이나 급증한데 비해 외화관련 이익은 59조3천억 원으로 53조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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