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이 고객 정보 유출 차단을 위한 암호화 사업을 하반기에 진행키로 하고 암호화 솔루션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시작했다.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사건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한 조치로 대기업군이 일제히 작업을 시작함으로써 관련 시장도 올해 최대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농심 등이 하반기 암호화 사업을 위한 BMT를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고객 DB 전체를 암호화하기 위해 암호화 솔루션을 대상으로 한 1차 BMT에 들어갔으며 내달까지 BMT를 모두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MT 결과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지만 업계는 6월 계약을 완료하고 7월께에는 구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바라봤다. 최대 200억원이 투입될 이 사업은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연말께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농심도 그룹 전체 고객 DB를 암호화할 수 있도록 BMT를 진행했다. BMT부터 시스템 구축은 농심데이터시스템이 총괄한다. CJ와 SK그룹의 경우 계열사들이 각자 암호화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지만, 농심의 경우 농심데이터시스템이 12개 그룹 계열사에 이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DB 접근제어 분야에 집중해서 예산을 배정해 놓은 KT도 암호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다시 사업계획을 조정했다. 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BMT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CGV를 시작으로 CJ 그룹에서 고객 정보 암호화에 나선 바 있으며, SK그룹도 일부 고객 정보 암호화를 진행했다. OK캐시백와 SK에너지 등이 그 대상이며, 농수산홈쇼핑을 비롯한 홈쇼핑회사에서도 고객 정보 암호화를 시작했다.
이들에 이어 그룹 차원에서 암호화를 진행하거나 고객 DB가 큰 통신사들이 암호화 사업에 나서면서 암호화 사업으로 시장이 들끓고 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고객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하는 만큼 내년에는 더욱 많은 기업들이 고객 DB 암호화와 정보유출방지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고객 DB의 경우 대부분 주민등록번호를 담고 있어 현황이 제대로 반영된 국산 솔루션이 시장 성장의 혜택을 그대로 맛볼 것으로 기대된다.
조돈섭 이글로벌시스템 이사는 “연평균 30%로 성장이 예상됐던 DB 암호화 시장이 300% 성장이 기대될 정도로 움직임이 빠르다”며 “내년에는 성장 속도가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문보경·정진욱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