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1인자를 만드는 2인자들

[클로즈업] 1인자를 만드는 2인자들

 ◇1인자를 만드는 2인자들

 이철희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미국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주 상원의원 시절 선거를 목전에 두고 쓰러졌다. 장티푸스였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을 도와줘야 할 아내마저 드러누웠다. 선거를 포기해야 하는 절망적 상황에 직면한 루스벨트는 기자로 활동 중이던 루이 하우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우는 후보도 선거 비용도 없이 혼자서 거뜬히 선거를 치러낸다. 결과는 루스벨트의 당선. 유세전에 나서지도 않고 루스벨트는 2년 전 당선 때보다도 훨씬 많은 표 차로 상대 후보를 압도했다.

 이후에도 하우는 루스벨트 곁에서 든든한 조력자의 역할을 해냈다. 루스벨트가 아이디어를 내면 하우는 그것을 조각조각 내고, 있을 법한 모든 결점을 샅샅이 찾아내는 비판자 역할을 담당했다. 루스벨트는 하우의 모든 비판을 방어하고 나서야 오케이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소아마비 장애인이 대통령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하우의 숨은 조력이 있었다.

 이처럼 세상의 영웅 곁에는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 참모가 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를 만들어낸 현실적 이상주의자 데이비드 액설로드, 위기의 삼성을 슈퍼 재벌로 키운 이건희의 고굉지신 이학수, 냉철한 분석으로 토니 블레어의 영국 노동당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특급 애널리스트 필립 굴드, 난세를 평정하고 조조에게 천하 패권 구도를 설계하게 한 삼국지의 명참모 순욱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 참모는 1인자를 만들어낸 진정한 2인자다. 서열상의 2인자가 모두 참모는 아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2인자는 지위 개념이 아닌 역할의 개념이다.

 저자는 1인자를 있게 한 2인자들의 노력과 성공 신화로부터 얻은 생생한 참모 리더십 멘토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어떤 리더, 어떤 참모에서 성공 사례가 나온다는 식의 정형이란 있을 수 없다. 이 책에 등장하는 1인자와 2인자의 모습이 비록 각양각색일지라도 본질은 하나다. 서로가 상호 보완적인 것이다. 책의 부제처럼 기업과 조직의 운명을 바꾼 위대한 참모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만3500원.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