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에 비해 입력하기가 불편한 영어문자를 좀 더 빠르고 쉽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해 새로운 휴대폰 영어문자입력 방식을 개발한 젊은 발명가가 있다. 주인공은 광주에서 소방설비업을 하는 김기주씨(39·광주시 광산구 신창동). 그는 휴대폰으로 지인에게 e메일 주소를 알려주기 위해 영어 문자를 입력하던 중 불편함을 느끼고 1년여 동안 노력한 끝에 입력횟수와 속도를 크게 줄인 ‘쌍둥이 영문문자입력방식’을 고안해냈다.
특허까지 취득한 이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컴퓨터 자판에서 영어 대문자 또는 복자음이나 복모음을 칠때 이용하는 쉬프트 키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휴대폰 문자입력 시스템인 멀티탭(Multi-tap)을 기준으로 4·6은 2번째 배열된 영어 알파벳이 입력되는 쉬프트 키 2, 7·9는 3번째 알파벳이 입력되는 쉬프트 키 3, 8은 네번째 알파벳을 입력하는 쉬프트 키 4번으로 설정했다.
즉, 4 또는 6을 누른 상태에서 2(ABC)를 눌렀을때 영문알파벳 B, 7이나 9를 누른 상태에서 4(GHI)를 치면 I가 한번에 입력된다. 또 8을 누른 상태에서 7(PQRS)을 치면 네번째인 S가 표기된다.
이 방식으로 김씨는 기존에 반복적으로 동일한 키를 눌러 알파벳을 찾아 단어를 입력하는 번거러움을 없앴다. 같은 숫자판에 있는 알파벳을 연속으로 입력하기 위해 키를 이동하거나 일정시간을 기다린 뒤 입력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했다.
실례로, 6번 자판에 있는 알파벳 ‘MNO’을 이용해 영어단어 ‘MONO’를 입력할 경우 기존에는 11번의 버튼이나 키를 눌러야 하는데, 이를 7번으로 줄였다.
김씨는 “한글과 달리 영어는 한 숫자판에 3∼4개의 알파벳이 배열돼 연속해 나오는 단어의 경우 직접 키를 이동시키거나 2초 정도 멈춘 뒤 반복해 눌러야 하는게 최대 단점”이라면서 “기존의 문자입력 자판을 그대로 활용한 상태에서 쉬프트 키 기능만을 추가할 경우 영어 입력횟수와 속도를 현저히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