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웹캠, 중국산 몰아낸다

한 사용자가 ‘알파캠’의 얼굴인식용 웹카메라(모델명 Mu)를 시연하고 있다.
한 사용자가 ‘알파캠’의 얼굴인식용 웹카메라(모델명 Mu)를 시연하고 있다.

국내 웹카메라(웹캠) 업계가 ‘기술 프리미엄’으로 중국 제품을 몰아내고 있다. 가격 공세를 벌이는 중국산 제품이 지원하지 않는 기능을 추가해 고급형으로 시장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한국산 제품은 같은 기능을 가진 중국산에 비해 일반적으로 1만∼2만원 이상 비싸지만 기능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빛을 보고 있는 것.

알파캠·새빛마이크로 등에 따르면 직접 웹캠 개발과 제조를 하고 있는 국내 중소 업체는 기술 차별화 전략을 통해 중국산 가격 공세에 대응하면서 국내외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웹캠 업계 관계자는 “웹캠뿐 아니라 보안기기 등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기술을 넣어 고가에 판매하는 프리미엄 정책이 소규모 시장과 해외에서 먹히고 있다”며 “전년 대비 바이어 문의와 판매가 2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는 생산 단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에서 제조하는 상황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부문은 ‘기술’밖에 없다는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알파캠은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 사물을 인지하는 기능이나 200만 화소 고화질 웹캠 등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 업체는 최근 국책연구기관의 바이오생체인식팀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자체 개발 과정을 거쳐 얼굴인식 인증 기능을 가진 웹캠을 내놨다. 성정현 알파캠 이사는 “보안 기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웹캠이어서 브라질 등 해외 바이어가 먼저 문의해 오고 있다”며 “중국산에 밀려 국내 웹캠업계가 침체를 거듭하지만 기술 차별화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빛마이크로도 고급형 영상카메라에 ‘비제’라는 브랜드를 붙여 마케팅을 전개해 효과를 보고 있다. 중국산 제품이 강조하는 영상통화 기능이나 화소보다는 간이 실물영상기나 감시카메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술 개발은 신시장 창출에도 한 몫하고 있다. 웹캠에서 쌓은 기술력이 개인용 CCTV와 같은 보안 영상 비즈니스 분야 진출에 초석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새빛마이크로는 웹캠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네트워크 카메라를 개발해 소호용 감시카메라 시장에 진출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