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1] 금융위기로 인한 미국 SMB 기업의 2009년 IT 투자 변화
(자료: IDC, 2009)
미국
소기업(N=601) 중기업(N=398)
IT 투자 연기할 예정 38.1% 28.2%
IT 투자규모 축소할 예정 33.9% 41.6%
단기간 내 이익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집중 17.8% 29.8%
중장기적 관점의 전략적 프로젝트에 집중 11.8% 22.8%
아웃소싱/호스팅 서비스로 이전 4.7% 6.3%
지사에 대한 IT 투자 축소 1.9% 4.5%
기타 1.4% 0.6%
잘 모름 16.4% 5.9%
[표 2] 국내 SMB 기업의 IT Spending 증감률: 2008년 대비 2009년 비교
(자료: IDC, 2009)
한국 IT 투자 증감률
전체 평균 -5%
소기업 -13%
중기업 -4%
중견기업 -3%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는 2009년 기업의 IT 투자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IDC에서는 미국 금융위기가 SMB 기업의 IT 투자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 내 1000개 SMB 기업을 대상으로 IT 투자 태도 변화에 관해 조사했다. 조사 기업의 70∼80%가 계획했던 IT 투자를 축소하거나 아예 연기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또 기업의 중장기적 비전을 고려한 전략적 투자보다 즉각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단기 프로젝트에 더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러한 경향은 비단 미국에만 해당되지 않으며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민에 빠진 SMB 기업들에 사내에 IT 인프라를 보유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호스팅 서비스를 통해 가상 인프라를 이용하는 방식으로의 시장변화는 적은 비용으로 자사의 IT 자원을 고도화하려는 SMB 기업에 꽤 매력적인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기술의 특징과 장단점을 검토해보고 이러한 기술이 SMB 기업에 정말 적절한 선택인지를 살펴보자.
# 데스크톱 가상화, 초기 도입 비용이 시장확대의 걸림돌
데스크톱 가상화는 과거처럼 개별 유저가 직접 PC를 보유하지 않고, 신 클라이언트 같은 단말기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내 물리적 서버에 만들어진 가상의 PC에 접속해 실제 PC처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가상의 PC는 이용자가 로그온할 때마다 이용자 수에 맞춰 이미지를 전송하고, 모든 데이터는 중앙에서 축적, 관리되기 때문에 보안과 관리 용이성이 최대 장점으로 지적돼왔다.
만약 완벽하게 설치, 관리될 수 있다면 데스크톱 가상화는 현재 이용 가능한 IT 인프라 중에서 가장 진화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데스크톱 가상화는 현 경제상황에서 SMB 기업이 도입하기에 적절한 모델이라고 단정짓기는 아직 이르다. 가장 큰 문제는 도입에 따른 ROI의 검증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데스크톱 가상화를 위해서는 신규 서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신 클라이언트 등에 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며, 더불어 새로운 솔루션을 디자인하고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프로페셔널 서비스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당장의 비용절감이 최대 화두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재정 여건이 열악한 SMB 기업들이 초기 투자비를 감수하고서라도 도입할 만큼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내에서도 아직까지는 닷컴업체처럼 정보보안을 중요시하고, IT 전문인력을 충분히 보유한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도입 사례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 SaaS, 비용절감 효과와 한계점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사용자의 필요에 맞춰 인터넷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사용한 만큼만 요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SaaS 모델은 기존 IT 인프라와 통합하거나 별도의 커스터마이징 과정이 필요 없이 신속하게 도입, 사용할 수 있고 추가적인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필요 없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Saas 모델의 단점은 없을까. 데이터 보안이나 서비스 안정성이 아직 미흡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들은 일단 차치하더라도 기존 IT 인프라나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가령 SaaS 방식으로 CRM을 도입한 후 ERM이나 SCM 등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공유하게 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사전에 각 애플리케이션 통합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데이터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도입의 신속성과 편리성이라는 SaaS 모델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과 통합할 필요가 없는 일부 환경에서만 적용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 클라우드 컴퓨팅, SMB 기업이 검토해보아야 할 대안
최근 IT 업계에서 회자되는 많은 이슈 중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단연 최고의 관심사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으로 사용자가 필요할 때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컴퓨팅 파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해주는 모든 IT 환경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SaaS가 그 대표적인 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네트워크 고도화와 가상화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에 가상화의 새로운 진화로 대표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앞서 살펴본 두 가지 컴퓨팅 신기술보다 SMB 기업에 더 매력적인 제안이 될 것으로 본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데스크톱 가상화처럼 초기 투자비가 들어가거나 운영 기술인력 보유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기업은 원할 때 언제든 가상의 데스크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다. 기업의 IT 자원을 모두 제3자에게 맡김으로써 IT 인프라와 운용 능력이 더 이상 기업의 자산으로 축적되지 않는다는 문제, 보안에 대한 불안감, 심지어 최근에는 일부 연구기관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비용절감 효과에까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황기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SMB 기업에 다양한 영역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충분히 검토해볼 가치가 있는 기술로서 그 영향력을 넓혀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세 가지 기술은 경제 불황기에 비용절감과 자원의 효율적 관리라는 시대적 요구를 고려한 최적의 솔루션으로 반드시 검토해 보아야 할 기술이다. 그러나 논의의 중심에 있다고 해서 모든 개념이 SMB 기업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SMB는 대기업과 구별되는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가격에 매우 민감하고 기술 인력이 부족하며, 규모가 작다는 SMB의 기본 특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회사 규모나 업종을 고려해 더욱 커스터마이징 되고, 지급 가능한 가격을 제시하며, 도입 후 운용의 편리성까지 고려한 제품과 서비스만이 경제 불황기 SMB 기업에 진정한 SMB용 솔루션으로서 받아들여질 것이다.
◇하현정 한국IDC 컨설팅그룹 선임연구원 jha@id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