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 달 차세대 메모리인 상변화메모리(P)램 양산에 들어간다.
2005년 8월 P램 64Mb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지 3년여 만이다. ‘저마늄 안티몬 텔룰라이드’란 신물질을 이용해 만든 P램은 전원이 끊겨도 저장된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플래시 메모리의 장점과, 전원이 끊어지면 저장된 자료는 소멸되지만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D램의 장점을 모두 지닌 차세대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65나노 공정을 적용한 512Mb P램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는 등 200㎜ 팹에서 양산 준비를 이미 마친 가운데 6월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램 시장의 개화가 더디고 노어 플래시 메모리에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탓에 P램 양산 일정을 그동안 늦춰왔다”며 “고객사들이 직접 써보고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샘플을 이미 공급했으며 오는 6월께 P램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스위스 반도체 기업인 뉴모닉스보다 약 4개월 뒤늦게 P램을 양산하지만 앞선 기술공정과 대용량으로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뉴모닉스는 90나노 128Mb P램을 양산한다.
삼성전자는 512Mb P램 양산을 시작으로 1Gb 제품도 연내 생산, 현재 60나노급 공정의 256·512Mb 용량이 주력 제품인 노어형 메모리의 응용 제품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코드 저장 및 읽기 속도가 빠른 노어 플래시 메모리는 휴대폰·셋톱박스·MMC카드·콤팩트플래시 메모리 등의 응용 제품에 사용된다.
노어 플래시 메모리를 대부분 자체 조달 위주로 생산해 온 삼성전자는 이번 P램 양산으로 해외 노어 플래시 메모리 수요를 P램으로 대체, 새 매출원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노어 플래시 메모리 1위인 스팬션이 파산을 신청해 P램의 노어 플래시 메모리 시장 진입이 용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작년 노어형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스팬션 38.6%, 뉴모닉스 31.7%, 삼성전자가 11.4%를 각각 차지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